합계출산율 0.6명대 코앞…출생아 수 10년 새 절반 수준 '뚝'

작년 합계출산율 0.72명…한국 인구 12.3만 명 자연감소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내려갔다.

분기별 합계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떨어졌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0.6명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간 출생아 수는 23만 명대로 내려갔다. 10년 전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 인구는 12만3000여 명 자연감소했다. 월별로는 50개월째 인구 자연감소가 이어졌다.

작년 합계출산율 0.72명…OECD 압도적 꼴찌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 자료를 보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전년(2022년) 대비 0.06명 줄어들어 지난해 0.72명이 됐다.

이에 따라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18년 사상 처음으로 0명대(0.98명)로 떨어진 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 기록이 다시 쓰여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압도적인 수준의 합계출산율 꼴찌도 2013년 이래 줄곧 이어지고 있다.

2021년 기준 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나라는 한국(2021년 0.81명)이 유일하다. 한국 다음으로 합계출산율이 낮은 스페인은 1.19명이다.

이어 낮은 순으로 이탈리아(1.25명), 일본(1.30명), 포르투갈(1.35명), 캐나다(1.43명)가 뒤를 잇고 있다.

OECD에서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이스라엘로 3.00명이다. 통계적으로 튀는 국가인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체코(1.83명)다.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58명이다.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을 보면 전국 17개 시도 중 1명을 넘은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세종·전남이 0.97명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강원·충북(0.89명), 경북(0.86명), 충남(0.84명), 제주(0.83명) 순이었다.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울이었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5명에 불과했다.

부산(0.66명), 인천(0.69명), 대구(0.70명), 광주(0.71명), 경기(0.77명), 대전(0.79명), 전북(0.78명), 경남(0.80명), 울산(0.81명)이 뒤를 이었다.

▲2021년 기준 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나라는 한국(2021년 0.81명)이 유일하다. 한국 다음으로 합계출산율이 낮은 스페인은 1.19명이다. ⓒ통계청

출생아 23만…10년새 절반 수준으로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 명이었다. 전년(24만9200명)보다 1만9200명(-7.7%) 줄어들었다.

이는 10년 전인 2013년(43만7000명)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한국의 출생아 수는 2002년 처음으로 40만 명대(49만7000명)로 떨어졌다. 2017년에는 30만 명대(35만8000명)까지 내려갔다. 2020년 20만 명대(27만2000명)로 처음 떨어졌다.

지난해 출생아 가운데 첫째아는 13만8300명이었다. 전년(14만5000명) 대비 6700명(-4.6%) 줄어들었다.

둘째아는 7만4400명으로 전년(8만3900명) 대비 9500명(-11.4%)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출생아 중 첫째아 비중은 60.1%로 전년 대비 1.9%포인트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대략적인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은 4.5명이었다. 처음으로 4명대로 떨어진 전년(4.9명) 대비 0.4명 감소했다.

시도별로 출생아 수를 나눠 보면, 경기도의 출생아 수가 6만8800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도 출생아 수는 전년(7만5300명) 대비 6500명(-8.6%) 감소했다.

서울의 출생아 수는 3만9400명이었다. 전년(4만2600명) 대비 3200명(-7.6%) 줄어들었다.

출생아 감소율이 가장 큰 지역은 광주였다. 광주의 지난해 출생아 수는 6200명으로 전년(7400명) 대비 17.1% 감소했다.

출생아가 유일하게 증가한 지역은 충북이었다. 충북의 지난해 출생아 수는 7600명으로 전년(7500명) 대비 100명 증가(1.7%)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 명이었다. 전년(24만9200명)보다 1만9200명(-7.7%) 줄어들었다. 이는 10년 전인 2013년(43만7000명)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통계청

작년 한국인구 12.3만 명 자연감소

지난해 사망자 수는 35만2700명이었다. 전년(37만2900명) 대비 2만200명(-5.4%) 감소했다.

80대 사망자가 13만3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대(7만100명), 90세 이상(5만7400명), 60대(4만7400명) 순이었다. 대부분 연령층에서 사망자 수는 감소했다.

성별로 나눠 보면 특히 성별 사망자 수가 갈리는 구간은 60대와 70대였다.

60대 남성 사망자는 3만4300명으로 여성(1만3200명)의 2.7배에 달했다. 70대 남성 사망자는 4만5500명으로 여성(2만4600명)의 1.8배였다.

전체 사망률 성비는 1.2배로 남자가 여자보다 높았다.

남자의 사망률(해당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은 7.4명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여자의 사망률은 6.4명으로 7.1%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국 인구 자연증가(출생-사망 수)는 12만2800명 감소했다. 전년(-12만3800명) 대비 1000명 증가했으나 2020년 처음으로 자연감소가 관측(-3만2600명)된 후 지속적인 자연감소가 이어졌다.

시도별로 나눠 보면 세종(1200명)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자연감소가 관측됐다.

경북에서 출생아 1만200명, 사망자 2만5300명이 발생해 1만5100명의 자연감소가 나타났다. 전 시도에서 자연감소가 가장 컸다.

이어 부산(-1만3400명), 경남(-1만3300명), 서울(-1만2100명), 전남(-1만2000명), 전북(-1만600명) 순이었다.

50개월째 자연감소 행진

월별 자료를 보면, 인구 감소세가 초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인구동향' 자료를 보면, 작년 12월 출생아 수는 1만6253명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643명(-3.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작년 4분기 출생아 수는 5만261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05명(-6.9%) 감소했다.

작년 4분기 합계출산율은 전년 동분기 대비 0.05명 줄어들어 0.65명이 됐다. 0.7명선마저 붕괴하며 사상 처음으로 분기 기준 0.6명대로 내려갔다.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의 저출산 현상이 시간이 갈수록 더 심화하는 모습이다.

작년 12월 사망자 수는 3만234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62명(-3.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자연증가(출생-사망 수)는 -1만6088명으로 자연감소했다.

이에 따라 월별 기준 한국 인구는 2019년 11월 이후 50개월째 자연감소했다.

4분기 사망자 수는 9만3543명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194명(0.2%) 증가했다. 4분기 자연감소 분은 4만925명이었다.

▲지난해 12월 26일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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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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