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총선 공천 경선에서 30% 페널티(감점) 대상인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설 의원은 강력 반발하며 "조만간 거취를 밝히겠다"고 했다. 만약 설 의원이 탈당하면 김영주 국회부의장에 이어 현역의원 평가 결과에 반발해 당을 떠난 2번째 사례가 된다. 설 의원 이전에 당으로부터 현역의원 평가 하위권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이들은 김한정·박용진·박영순·윤영찬(이상 하위 10%), 송갑석·김영주(이상 11~20% 구간) 의원 등 6명으로, 설 의원은 7번째다.
설 의원은 23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당의 공관위로부터 제가 하위 10%에 들어갔다는 통보를 받았다. 납득하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결과"라며 "(나는) 단 한 번도 민주당에 부끄러운 짓을 저지른 적이 없으며, 누구처럼 민주당을 방탄으로 사용하지 않았고, 사법리스크로 민주당의 발전을 저해시키지도 않았다"고 이재명 당 대표를 겨냥했다.
설 의원은 "단순히 민주당이 아닌 이재명 대표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재명 대표가 아닌 국민을 위한 민주당을 지키고자 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의 본연의 가치를 다잡고 정신을 지키고자 앞장섰다는 이유로 하위 10%에 밀어넣었다. 이것이 비명횡사이며 사천 아니냐"며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했다.
설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탈당 여부는 조만간 말씀드리겠다"며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기에 사안 자체가 너무 심대하기 때문에 (주변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결정을 내려서 제 거취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추가 입장 표명을 예고했다.
설 의원은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신당행 가능성을 묻자 "다 논의 범위에 넣고 논의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도 거취를 상의할 거냐는 질문에도 "여러 사람과 상의할 생각"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입장문에서 이 대표를 원색적으로 강하게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도대체 무슨 근거로 제가 하위 10%에 들었는지 공관위는 명명백백히 밝히길 요구한다"면서 "지난 4년 동안 57건의 (법안) 대표 발의, 100%에 가까운 상임위·본회의 출석률, 국정감사 우수의원 선정, 대정부질문 참여 등 객관적인 정량적 평가에서 다른 의원들에 비해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에게 묻는다. 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어떤 의정활동을 하셨나? 같은 상임위원으로서 이재명 대표의 얼굴을 상임위장에 본 것이 손에 꼽는다. 질의와 법안 발의는 얼마나 하셨나. 본회의는 제대로 출석하셨나. 자신과 측근의 범죄를 비호하기 위해 민주당을 이용한 것 이외에 민주당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민주당을 위해 어떤 일을 하셨나"라고 꼬집었다.
또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검찰에 의한 무고한 정치 수사이며, 다른 의원들의 사법리스크는 모두 범죄냐. 그 분들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차이는 무엇이냐"면서 "내로남불의 윤석열 대통령과 다른 것이 무엇이냐"고도 했다.
설 의원은 "이 대표는 혁신이라는 명목 하에 자신과 자신의 측근에게는 전혀 칼을 대지 않고, 오히려 공천에 적극 개입해 '친명횡재, 비명횡사'를 주도하고 있다"며 "자신을 비판했던 의원들을 모두 하위 20% 안에 포함하고 개인적인 복수를 자행하고 있다. '0점을 받은 의원도 있다'고 낄낄대며 동료 의원을 폄하하고 이를 즐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날 이 대표가 기자 질의응답에서 한 말을 겨냥한 것. (☞관련 기사 : 이재명, 이의제기 겨냥 "동료의원 평가 거의 0점인 분도 있다더라", "툭하면 사퇴하라는 분들")
설 의원은 "이 대표에게는 윤석열 정권에 고통받는 국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개인의 방탄과 치졸한 복수만을 바라보며 칼을 휘두르고 있다"며 "국민이 아닌 이재명을 바라보는 정치인들만을 배치하며, 민주당을 국민이 아닌 이재명의 방탄을 위한 정당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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