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PK·강남 교통정리 마무리 수순…TK는 무풍지대?

서병수·김태호 이어 조해진 '낙동강 험지'로…'용산' 출신 강남을 출마자 1명으로 정리

국민의힘이 총선 예비후보 교통정리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PK(부산·경남) 중진 의원을 야당 현역 의원이 있는 '낙동강 벨트' 지역구로 이동시키고, '양지'인 서울 강남의 '용산' 출신 복수 예비후보를 단수로 정리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다만 '텃밭'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서는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박진 전 외교통상부 장관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천 신청자 면접 뒤 기자들과 만나 '다른 지역으로 가달라는 요청을 받았나'라는 질문에 "원론적으로 (지역구) 조정 의사가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일전에 당의 뜻에 전적으로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그대로 말했다"고 답했다. '경기 차출설이 나오는데 경기 고양이나 수원, 용인 같은 곳에 출마할 생각도 있나'라는 질문에도 그는 "당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역의원인 박 전 장관은 '다른 지역구로 가달라는 요청을 받았나'라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 없었다"고 답했다. '당이 지역구 이동 요청을 하면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강남을은 우리가 20대 총선에서 빼앗겼던 지역이다. 그리고 21대 총선에서 제가 공천 받아 다시 탈환한 지역"이라며 "우리한테 결코 쉬운 지역이 아니다. 또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지역"이라고 했다.

이 전 비서관이 지역구 이동 의사를, 박 전 장관이 지역구 사수 의사를 밝힘에 따라 수도권에서 '용산' 출신 인사 '양지' 출마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서울 강남을 공천 교통정리는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3선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서 경남 김해을 선거구 국회의원직에 도전한다"며 "낙동강 전선에서 이기면 인천 상륙도 가능하고, 서울 수복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만 가지 고민을 젖혀놓고 당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이 대의에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해을은 20대 총선 이래 최근 3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 정당 후보가 진 곳으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험지'로 분류되며 '우선 추천(전략공천)' 기준에도 들어맞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는 5선 서병수 의원(부산 부산진갑) 과 3선 김태호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부산 북강서갑과 경남 양산을로 각각 출마지를 옮겼다.

다만 국민의힘의 대표적 '텃밭'인 TK에서는 현역 의원의 지역구 옮기기나 당 차원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TK 지역 총선 출마자의 교통정리 가능성에 대해 "대구·경북에는 우리한테 특별히 '험지'라고 할만한 곳은 현재는 없다"며 "그분들을 재배치해 (민주당 현역을 떨어뜨리고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돼) 2석을 얻을 수 있는 곳이 과연 어디 있을까"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의원, 출마자) '재배치'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말한 '곱셈 공천'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며 "누군가를 인위적으로 어느 지역구에서 배제하거나,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해 마이너스가 되는 공천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TK에서는 PK에서처럼 인위적 지역구 조정은 없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장 사무총장은 "공천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전략적 고려를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누가 먼저 제안하거나 어떤 말씀드렸다는 모든 내용을 일일이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그분들(김태호·서병수·조해진)에게 압력을 가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전부터 그런 방식으로 일해오지 않았다는 말씀을 충분히 드렸다"고 반발했다.

장 사무총장은 이 비서관의 '경기 투입설'에 대해서는 "그분이 다른 곳으로 가실 의사가 있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어느 곳이 유리한지 고민하고 있지만 최종 결정은 공천관리위원회가 하는 것이고 지역이 경기도로 한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장 사무총장은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내년 총선 차출설이 이는 데 대해서는 "제가 한번도 접촉한 적 없고 연락드린 적 없고 직접 '출마 의사가 있다', '당에서 요청하면 출마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전달받은 적도 없다"며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총선에 출마하려면 많은 분들 동의가 필요하고 본인의 강한 결심이 필요하다. 인 위원장의 의사와 결단이 더 우선돼야 한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친윤계 장예찬 국민의힘 전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 전 위원장에 대해 "대중적 인지도도 그렇고 우리 당을 혁신하는 과정에서 '고생을 참 많이 하셨다, 헌신하셨다'는 부분이 두루두루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당에서 삼고초려를 하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이분이 혁신위원장 할 때도 굉장히 화제를 많이 일으키지 않았나? 이슈를 집중시키고 우리 당이 긍정적으로 혁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차출설에 무게를 실었다.

여권에서는 인 전 위원장을 놓고 서울 종로 지역구 투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22대 총선 김해(을)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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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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