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구조대원 두 명,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로 순직

소방서장 "최선 다해 화재 진압했으나 안타까운 일 발생"

경북 문경의 한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 현장에 투입됐던 119구조대원 2명이 끝내 숨졌다. 순직한 대원들은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모 소방교(6년차·27)와 박모 소방사(만2년·35)다.

경북도소방본부는 1일 오전 4시 14분께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공장에서 화재 진화 도중 고립됐다가 숨진 구조대원 1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앞서 오전 1시 1분께는 화재로 붕괴된 건물의 3층 바닥 위에서 또 다른 구조대원의 시신을 수습했다.

김 소방교는 2019년 7월, 특전사 중사 출신인 박 소방사는 2022년 2월에 각각 임용됐다. 소방당국은 두 구조대원 모두 맨눈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DNA 검사를 한 뒤 정확한 신원을 확정 짓기로 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두 소방대원은 같은 팀 대원 2명과 4인 1조로 건물 3층에서 인명 검색과 화점 확인을 하던 중 불길에 휩싸이면서 고립됐다. 탈출 직전 화염이 급격히 확산해 계단을 통해 대피하려 했으나 미처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계단실 주변 바닥층이 무너진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추락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수색 과정에서도 건물 일부가 한 차례 붕괴하는 탓에 대원들이 긴급 탈출 후 안전 점검을 실시한 뒤에야 재진입해야 했다.

배종혁 경북 문경소방서장은 브리핑에서 "고립됐던 구조대원들이 똑같은 복장을 하고 투입돼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다"라며 "분명한 건 대원들이 최선을 다해서 화재를 진압했고,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육가공공장의 화재는 전날 오후 7시 47분께 발생했다. 최초 발화는 공장 건물 4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불길이 번지는 과정에 건물이 붕괴했으며, 소방 비상 대응 2단계를 발령하는 대형 화재로 확산했다.

큰 불길은 이날 0시 20분께 잡혔다. 경북도소방본부는 화재 현장에 장비 47대와 331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당시 공장 관계자 5명은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1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불이 난 건물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연면적 4천319㎡, 4층 높이 건물로 2020년 5월 사용 허가를 받았다.

▲1월 31일 오후 7시 47분께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현장에서 진화작업을 하던 소방대원 2명이 고립,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대원들의 부상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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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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