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멘토' 부활? 신평 "한동훈 물러나라…자기암시 걸고 '지도자' 환상에 완전히 젖어"

한때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신평 변호사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법무부장관 시절 공직 수행에 대해서도 혹평을 내 놓았고, 비대위원장이 된 후 "자신이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자기암시를 강하게 걸기 시작했고 그것이 만든 환상에 완전히 젖었다"고 비난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새벽 2시에 신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에 '좋아요'를 누른 바 있다. 대통령실이 "신평 변호사가 대통령이 '멘토'라는 건 황당한 이야기"(2013년 8월 4일 김은혜 당시 홍보수석)"라고 선을 그은 후에 나온 드라마틱한 변화다.

신 변호사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혹하게 들리겠지만 그는 스스로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나마 여권에 초래될 상처의 크기를 작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가 그런 희생의 자세를 보일 때 비로소 자신의 정치적 장래가 어느 정도 보장될 것"이라고 했다.

신 변호사는 "애초에 나는 한동훈 법무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옹립하는 것을 보고 혀를 끌끌 찼다. 여권에 저토록 사람 보는 눈이 없다는 사실에 깊이 낙담했다. 일찍이 그가 윤석열 당선인이 자신을 법무장관으로 하겠다는 기자회견에 배석했을 때, 우연히도 나는 그의 손이 떨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가 가진 마음의 그릇 크기를 대번 짐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다들 그가 법무장관직을 성공적으로 잘 수행한 것으로 말들을 하는데 나는 일관하여 그렇지 않다고 말해왔다. 그렇다고 하여 내가 그에게 무슨 개인적인 나쁜 감정이 있을 턱이 없다. 그가 대야투쟁의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었다고 한다. 하지만 법무장관이 대야투쟁하는 자리는 아니다. 법무장관은 비유컨대, 좋은 나라를 만드는 기본 뼈대를 짜는 자리"라고 했다.

이어 그는 한 비대위원장의 "법무장관직 수행이 불충분했다는 면에 관해 단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우리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민법과 형법은 아득히 먼 1960년대 초반에 마련한 법률들이다. 그 사이 시대는 엄청나게 변하였다. 이런 변화를 따라가느라고 그때그때 급히, 꼭 필요한 내용들을 끼워 넣으려고 하다 보니 두 법률은 누더기로 돼버렸다. 우리와 법제를 같이 하는 독일과 일본은 물론, 벌써 깔끔한 새 법률들을 갖추었다. 그는 이에 관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가 법무장관으로서 어느 정도 소양을 갖춘 사람이라면, 적어도 개정작업을 주도할 위원회라도 발족시키는 작업을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법무장관의 업무는 결코 검사의 직무를 통할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야당과의 성공적인 투쟁이 마치 자신의 존재를 빛나게 하는 보검인양 이를 하늘에 휘두르며 자랑했다. 이것은 심한 착각이다"라고 혹평했다.

신 변호사는 "나는 딱 열흘 전인 1월 13일 ‘한동훈 비대위는 도돌이표’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에 한동훈 비대위가 강성지지층 규합으로 일관하여 총선참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며 "그러나 그 글에서는 차마 쓰지 못한, 그가 여권 내부에서 일으키는 불화와 냉담을 전해 들으며 큰일이라는 생각에 그 글을 썼다. 그는 모든 공을 자신이 차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유치한 사고방식의 틀에서도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가 그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전제하에 나는 다음과 같은 대책을 제시하였다. 첫째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교체하는 것, 그러나 이는 여권이 감당하지 못할 부담을 초래하리라고 보았다. 둘째는 안목을 갖춘 다른 사람을 그와 함께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이고, 셋째는 선거대책위원회를 빨리 발족시켜 그가 갖는 역량부족과 인간적 결함이 묻히도록 하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이미 그의 교체시도가 나온 이상 교체를 하는 쪽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그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여권의 강성지지층이 보내는 환호와 열성에 도취하였다. 급기야는 자신이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자기암시를 강하게 걸기 시작했고 그것이 만든 환상에 완전히 젖었다. 그러나 그는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나, 지금의 단계에서 그렇게 될만한 마음그릇을 갖추지 못했다. 누구의 말대로 그는 ‘발광체’가 아니다. 다른 발광체의 빛이 지나가는 자리에 앉아 마치 빛을 내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서울 중구 정보통신기술 전문기업 더비즈온에서 열린 '함께하는 AI의 미래' 민당정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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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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