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양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번갈아 지낸 이력을 가진 정치 원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현 여야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놨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총선 불출마를 간접 권고했다. 이른바 제3지대의 이낙연-이준석 연대 성사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16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 상황에 대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젊고 발랄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일반 국민으로부터 지지가 높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에 그것은 국민의힘 열성 지지자들이 환호하는 것이지 특별히 무슨 새로운 지지 세력이 늘어났다고 보지 않는다"며 "(한 위원장의) 개인적인 인기는 올라갔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선거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위원장이 최근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20%대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도 "그건 별로 의미가 없다"며 "과거 21대 총선 때 당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지지도도 24% 가까이 올라갔다. 막상 선거를 해보니까 그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걸로 나타나버렸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솔직히 얘기해서 한 위원장이 취임을 해서 지금까지 전국을 돌면서 얘기를 하지만 당의 변화한 모습은 하나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당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되겠다고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지금 체제에서 수직적 당정관계라는 것은 깨질 수가 없게 돼 있다"며 "대통령 임기가 아직도 3년 이상 남아 있는 상황에서 당이 아무리 발버둥쳐 봐야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한 위원장이 대통령을 거론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벌써 대통령의 이미지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서 더 발전해서 무슨 새로움을 제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서는 "대통령이 처음 취임 당시에는 국민과의 소통을 굉장히 강조했는데, 그리고 매일같이 기자들을 만나서 도어스테핑을 거쳤는데 갑작스럽게 왜 기자를 기피하는지는 잘 이해가 잘 가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설 민생안정대책이나 신년 경제정책방향 발표 등을 통해 취약계층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는 데 대해 "선거를 앞두고 과거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게 소위 민생과 관련된 사안을 갖다가 많이 얘기를 하는데, 그 내용을 볼 것 같으면 어떤 것은 국회를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변경이 되지 않으면 할 수도 없는 것"이라며 "선거를 앞두고서 무슨 중소 소상공인에게 전기료를 20만 원씩 보조를 해준다든가, 소상공인·중소기업에 이자를 반환해주는 이런 모습들을 가지고 아마 선거 준비를 하는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에는 이게 좀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생에 대해서 초기부터 좀 제대로 준비를 해서 정책을 수행했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아마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고 대통령의 부정적인 평가도 그렇게 높지 않았을 텐데, 그동안 다 그걸 방치하고 있다가 이제 선거를 앞두고서 하기 때문에 과연 그것이 일반 유권자들에게 어느 정도 효과를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굉장히 미지수"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솔직히 얘기해서 다음 선거에 본인 스스로는 출마를 하지 않고, 공천관리만 공정하게 할 것 같으면 선거에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김 전 위원장은 조언했다. 그는 "내가 보기에는 인천 계양은 아마 출마를 안 할 것", "다른 지역구도 안 갈 것"이라며 "대표직은 유지하더라도 출마는 본인 스스로 사양하면 그게 아마 보다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재강조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지금 민주당 사정을 보면 '공천 자격이 있나 없나'를 가지고 많이 다투고 있는데, 사실은 대표 자체가 그런 문제에 해당이 돼 있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가 사양을 해야지 자기가 자유롭게 행동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제3지대 신당과 관련해서는 이낙연 신당, 미래대연합(가) 측에 대해서는 거리를 둔 반면 이준석 신당, 금태섭 신당 측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선을 보냈다.
그는 제3지대 빅텐트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각기 당들을 만든다고 다 나왔는데, 가능한 사람들끼리 모이면 되는 거지 그걸 다 한꺼번에 묶기는 힘들 거라고 본다"며 "지금 빅텐트니 뭐니 이렇게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런 생각이 있으면 (각자 당을) 만들지 말고 가장 국민이 관심있는 쪽으로 가서 합세를 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보기에는 국민이 그래도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정당 쪽으로 몇 개가 합칠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 봤을 적에는 이준석 개혁신당이 가장 그래도 비교적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중심으로 해서 각자 양보해서 합친다면 혹시 모르되 그렇지 않고서는 쉽게 합쳐지기가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낙연-이준석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내가 보기에는 그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이낙연 전 총리가 당을 만들면 그 분 나름대로 자기의 목적의식이 있을 거 아니냐. 그 목적의식과 이준석 전 대표가 지향하는 것이 맞지 않으면 합쳐질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근 이 전 총리와 회동한 사실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신년은 아니지만 12월달에 한 번 만났다"며 "그 때는 탈당하기 전이니까 나는 탈당하지 말라고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이 전 총리는 그 당에서 국회의원에 5선, 도지사, 총리, 대표 다 겪은 사람 아니냐. 그래서 나는 당 내에서 투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거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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