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에 '최후통첩' 김동연 "12월 중순까지 답없으면 특단조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위한 주민투표 실시 여부 답변 요구…"공은 정부로 넘어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정부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 여부를 12월 중순까지 달라고 요구했다. 만약 그때까지 답이 없을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22일 오전 경기북부청에서 열린 도정열린회의에서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이제는 정부로 공이 넘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윤석열 정부를 두고 "만약에 주민투표에 대해 부정적이라면 우리 지방자치법에 의해 관련되는 지방의회의 의견수렴이라든지 등으로 국회특별법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특단의 조치'도 언급했다.

김 지사는 이미 그런 방법이 있음에도 주민투표를 고집한 것을 두고는 "보다 민주적이고 보다 많은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처리함으로써 이 일에 대한 추동력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며 "만약 주민투표를 거부하면 우리 지방자치법 등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또한 국회와 의논하는 방법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2024년도 본예산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주민투표 비용이 문제? 정말 옹색하기 짝이 없는 일"

21대 국회 내에서 특별법 처리를 위해서는 12월 중순까지 중앙정부에서 주민투표 실시 여부에 대한 답을 줘야 한다. 행전안전부가 이때까지 가부(可否)를 결정하지 않을 경우, 내년 5월 29일로 임기가 끝나는 21대 국회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안은 자동 폐기될 수도 있다.

법안 의결은 주민투표 완료가 전제조건인데 내년 4월10일 총선으로 2월 7일이 주민투표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주민투표를 위해서는 늦어도 1월12일에는 경기도가 주민투표를 발의해야 한다. 김동연 지사가 12월 중순으로 최후통첩을 한 이유다.

하지만 ‘김포시 서울 편입’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윤석열 정부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지난 9월 김 지사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주민투표 실시를 요청했으나 아직도 답변을 받지 못했다.

주무부처장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 8일 보수 성향 단체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주민투표를 하려면 500억 원 이상의 큰돈이 든다"며 "경기남북도를 가르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어느 정도 타당성이 인정됐을 때 주민투표를 실시해야지 초반부터 투표를 실시하고 나중에 검토해봤더니 합리적이지 않다고 했을 때는 500억∼600억 원을 날리게 되는 것"이라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관련해서 이날 김 지사는 "(정부에서) 비용 얘기를 한다고 들었다. 정말 옹색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비용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면 제가 나라 살림살이를 10년 이상 책임졌던 사람으로서 정말 옹색한 이유와 핑계라는 얘기밖에 할 수 없다"며 "국가 대사와 대한민국 성장을 위해서 하는 큰일에 대한 투자로서 그 정도의, 주민투표에 들어가는 정도의 비용이라면 아주 적은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상민 장관이 언급한 금액 관련해서도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만약 비용이 문제라면 북부특별자치도가 만들어져서 들어가는 비용의 10배, 20배, 100배 돈을 벌어 우리 국고에, 또 우리 국가 경제에 도움 되도록 하겠다”고 일축했다.

"'김포시 서울확장론', 아무런 수렴도 논의도 한 게 없다"

김 지사는 정부여당이 내세우고 있는 '김포시 서울확장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에 서울 확장 문제를 들고 나오는데, 우리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 비교하면 아무런 비전 제시도 못 하고 있고, 아무런 발전의 콘텐츠도 채우지 못하고 있고, 아무런 의견 수렴과 어떤 지방의회의 의논과 결의도 한 바가 없는 것들을 내세웠다"며 "아무리 앞뒤를 놓고 보더라도 정치적인 이유로밖에 볼 수 없는 일을 내세운 걸로 봐서, 혹시 북부특별자치도 주민투표를 역시 정치적으로 만약에 풀겠다고 하면 이것은 '김포시 서울 편입'이나 '서울 확장'과 똑같은 이유로 정치적인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총선용’으로 발표됐다는 ‘김포시 서울 편입’ 정책과는 달리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김 지사 취임 전부터 준비해온 정책이다. 김 지사의 핵심 공약이었다. 실제 김 지사는 작년 6월, 취임하자마자 곧바로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설치 TF단’을 북부청사에 설치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이후 지역을 돌아디니며 공청회 등 정책 설명 과정을 거쳤다. 지난 10일 경기도의회 시정연설에서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 '경기북부 대개발'에 2754억 원을 투입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경기도의회는 찬성96%(재석의원 82명 중 찬성 79, 반대 1, 기권 2)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주민투표 실시 및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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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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