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혁신위 "용산 출신 특권 없다…전지역 상향식 공천"

4호 혁신안 발표…김기현-인요한 갈등은 일단 봉합 국면으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대통령실 인사가 출마하는 지역을 포함한 전 지역에 상향식 공천을 시행하는 방안을 4호 혁신안으로 던졌다. 다만 최고위에 이번 혁신안의 빠른 의결을 압박하지는 않으면서 전과 달리 완급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당 지도부·윤핵관·중진 불출마, 험지 출마 권고' 이후 지속된 김기현 지도부와 혁신위 간의 갈등은 일단 봉합 국면에 들어갔다.

이소희 국민의힘 혁신위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8차 전체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다친 국민의 마음을 치료하겠다는 생각으로 두 가지 혁신안을 발표하고자 한다"며 "첫째, 상향식 공천을 통한 공정한 경쟁이다. 대통령실 인사도 예외 없다. 똑같이 공정한 경쟁에 참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둘째, 엄격한 컷오프(공천 배제)"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자, 금고 이상 형을 확정받은 자 전부 공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전략공천 지역은 하나도 두면 안 된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모든 지역구의 전략공천을 원천 배제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사회적 물의'와 '당 명예 실추'의 구체적 조건을 묻는 말에는 "구체적인 안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상향식 공천에서는 중진 의원이 유리하지 않나'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경진 혁신위 대변인은 "그래서 유리한 지역구의 중진 의원들에게 희생을 부탁 드렸고, 그 희생과 상관없이 대통령실에서 내려온 분이나 이런 분들은 중진은 아니지만 특권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이 보기에 의구심을 느낄 수 있어 예외 없이 상향식 공천을 해야 한다는 일반 원칙을 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혁신위는 최고위에 4호 혁신안 의결을 서둘러 의결해달라고 요청하지는 않았다. 이 위원은 '최고위가 2, 3호 혁신안을 의결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결국 지도부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지 않을까"라며 "혁신위가 매주 하나씩 안을 내는데 지도부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12월 24일까지 혁신위 활동기간이 있고 혁신안 관철이 저희 목적이기 때문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날 혁신위의 태도는 앞서 최고위가 의원정수 감축 등 2호 혁신안, 청년 공천 지역구 선정 등 3호 혁신안 의결을 미루자 '혁신위 조기해체론'까지 꺼내며 반발한 것과는 대비된다.

혁신위 회의 전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 위원장이 40여 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지며 화해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인 위원장이 '지도부 험지 출마'를 꺼내며 시작된 둘 간 갈등은 인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쪽에서)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하자 김 대표가 "당내 문제에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맞서며 전날 최고조에 달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다시 한 번 혁신위 출범 당시와 그간 활동내용의 취지와 활동상황에 대해 신뢰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김 대표는 인 위원장께 과거와 달리 성공적인 (혁신) 모델을 만들어준 데 대해 감사드렸고, 앞으로도 혁신위에 가감 없는 의견과 아이디어를 전달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당과 우리 정치의 한 단계 발전을 위해 당의 고통스러운 쓴소리라도 혁신적으로 계속 건의드리겠다고 했다"고 회동 내용을 전했다.

박 대변인은 '인 위원장의 총선 험지 출마 권고와 윤심 발언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나'라는 질문에는 "없었다"고 답했다.

인 위원장의 '윤심'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이 "그런 것 없다"고 반박한 다음날 전격 회동이 이뤄졌다는 점에도 눈길이 간다.

윤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리며 '총선 험지 출마 권고'에 유일하게 호응했던 이용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소신껏 하라'는 메시지는 통상적인 격려 차원일 뿐이다. 대통령에게 전권을 부여받았다고 오인·확대해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혁신위를 비판했다.

한편 혁신위는 이날 혁신안을 논의하기 전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의 탈당을 말린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비판한 이종찬 광복회장을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 앞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난 것과 같이 집권세력의 행태에 대한 비판을 포용하고 통합 행보를 이어가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대표는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는 정당민주주의를 정착시킬 수 있는 상향식 공천을 당에 권고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며 "대통령이라는 권력자 주변에서 권력을 독점하고 장악한 사람들이 몸을 던져 희생해야 한다"고 해 혁신위 행보에 힘을 싣는 발언을 했다. 이 회장은 강연에서 "중도보수의 길로 과감히 가라(고 했다)"며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서도 "이런 졸작을 만들지 말라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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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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