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부 예산안 5조 이상 감액하겠다"

"증액규모, 협상시한 정하지 않겠다"…국민의힘 "野, 책임감 갖고 심사해야"

더불어민주당이 2024년도 정부 예산안 심의와 관련, 정부안에서 5조 원 이상을 감액하겠다는 협상 목표를 공개했다.

민주당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은 대한민국 미래, 현재, 과거를 포기한 윤석열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절대 그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며 "5조 원 이상의 감액 규모를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권력기관 예산, 불요불급 예산, 과도 편성된 예산은 과감히 감액하겠다"며 "이미 각 상임위 전문위원 정밀검토를 통해 약 4조7000억 원 정도 감액 대상 사업을 발굴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그러면서 "한국 경제와 미래를 살리는 '5대 미래예산', '5대 생활예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훈식 민주당 예결특위 간사도 "최소 5조 이상 감액"을 공언하며 "고위공무원 인건비 증액, 권력기관 중심으로 증액된 업무추진비와 특정업무경비 등은 대폭 감액 예정"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예를 들어 예비비로 5조를 편성했는데, 코로나19 이전에 예비비는 3조였고 코로나 기간 (방역 수요 등으로) 예비비를 늘리자고 해서 5조 원이 된 건데, 코로나는 사실상 종료됐음에도 조정하지 않은 것을 대폭 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또 핵발전 관련 사업, 옛 청와대를 공연·전시시설로 리모델링하는 사업 등을 예시로 들며 "송곳 심사"를 다짐했다.

강 의원은 이 의장이 언급한 '5대 미래 예산'의 내용으로 △예비비를 1.5조 이상 줄여서 R&D 2조 이상 증액 △RE100 등 재생에너지 예산 증액 △저출생 대책인 보육지원 확대로 아동수당 2배 인상 및 초등학생까지 지원 확대 △청년일자리 창출 등 청년예산 증액 △새만금사업 예산 증액 등을 꼽았다.

'5대 생활 예산'은 △지역상품권 발행 예산 확보 △청년 교통비 부담 경감을 위한 '청년 3만 원 패스' 추진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지원 추진 △자영업·소상공인 대상 가스·전기요금 지원 및 대출이자 부담 프로그램 예산 반영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등 서민 주거복지 예산 증액 등이 제시됐다.

강 의원은 이같은 내용으로 구체적으로 얼마 정도 증액을 추진할 것인지 묻자 "증액이 얼마나 될지 말하지 않는 것이 저희 협상전략"이라며 "협상 시한도 못박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민주당의 협상목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예산심사에 임해야 한다"(윤재옥 원내대표)라고 견제에 나섰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권력기관 예산 삭감'을 공언한 데 대해 "권력기관 범위를 어떻게 정했는지 따져보겠다"며 "적어도 민주당이 원내 1당이고 국정운영 경험이 있는 당인데, 어떤 생각을 가지고 (감액) 액수를 정하고 심사하겠다고 하는지는 확인해 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특히 민주당이 '협상 시한을 못박지 않겠다'고 한 것과 관련 "(12월 2일인 예산안 통과)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인 것 같은데, 국민들이 보고 있다"며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어려운데 법정시한을 지키지 않아서 생겨나는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예산심사에 임해야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윤 원내대표는 앞서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당과 정부는 국가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다만 소상공인·청년 등 꼭 필요한 복지 예산은 충분히 확보해서 두텁게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정책위의장(오른쪽)이 6일 국회에서 열린 2024년 예산안 심사 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예결위 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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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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