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20대 남성 신당, 생각해본 적 없다"

"신당 배제 않아…유승민과 상의하고 있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당권 갈등 끝에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아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 추진 가능성을 적극 시사하면서 "무슨 '20대 남성 정당'이니 그런 신당을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보수진영 내 대표적인 안티-페미니즘(反여성주의) 정치인으로 꼽힌다.

이 전 대표는 25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연히 배제하지 않고 가는 것"이라고 했다. 내년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친윤 지도부가 자신을 공천에서 배제할 경우 탈당과 신당 창당도 불사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는 "(지금 신당을) 준비하고 있지도 않고, 그런데 제 입장에서는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역시 윤 대통령과 갈등관계인 유승민 전 의원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적어도 제가 유 전 의원과 상의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탈당이나 신당 창당 등을 결정할 시점에 대해서는 오는 연말을 꼽았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보통 정당이 선거 앞두고 100일 정도면 그래도 새로운 모습을 기획하고 꾸릴 수 있는데, 그 100일 한계선을 넘어가게 되면 되돌리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신당의 구체적인 청사진과 관련된 질문에는 "신당을 고민하고 있지 않지만 제가 신당을 만약 하게 된다면 저는 비례 신당 같은 거 할 생각 없다"며 지역구 후보를 대대적으로 낼 생각이라고 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이준석이 만약에 신당을 하게 되면 무슨 '20대 남성 정당'이니 이런 것을 예측하지 않느냐. 아니면 '나중에 지분 싸움 하려고 다시 또 대선 전에 합당하는 그것을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 않느냐"며 "그런 신당을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사회의 여성 차별을 부인하고 페미니즘(여성주의) 운동을 부정하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는 등 성차별 옹호, 안티-페미니즘 정치의 기수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강남역 사건 등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여성들의 분노에 대해 일부 20대 남성들을 중심으로 '백래시(반격)' 기류가 일었던 가운데였다.

그는 당시 한 신문 인터뷰에서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있다면' 당연히 보정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일각의 문제제기는 너무 비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보면서 전혀 공감이 안 됐다. 해당 책 작가는 자신이 걷기 싫어하는 이유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보행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는데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이라고 말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또 "여성의 기회 평등이 침해받는 이슈가 '있다면' 얼마든지 목소리를 낼 것이다. 다만 특정이 가능한 이슈여야 한다"며 "2030 여성들이 소설과 영화 등을 통해 본인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근거 없는 피해의식을 가지게 된 점도 분명히 있다. 막연히 여성이 차별받고 있다는 정도로는 안 된다"고 하기도 했다.

방송 인터뷰와 SNS 등을 통해서도 "85년생 여성이 변호사가 되는 데 어떤 제도적 불평등과 차별이 있느냐"고 성차별의 존재를 부인하고, 여성혐오·성착취 범죄 비판에 대해서는 "개별 범죄를 끌어들여서 특정 범죄의 주체가 남자니까 남성이 여성을 집단적으로 억압·혐오하거나 차별한다는 주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성 공직할당제를 "수치적 성평등에 (대한) 집착"이라고 비판하는 일간지 기고까지 했다

한편 이른바 '이준석계' 정치인으로 불렸던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약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면 합류할 생각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일단 너무 가정적인 상황이고, 저는 현직 국민의힘의 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허은아 의원도 같은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국민의힘이라는 이 정당을 절대 가볍게 보지 않고 진심으로 애정한다"며 "안에서부터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고, 아직 그 이후를 예단할 단계는 전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누군가가 신당을 만든다면 무조건 반윤 정당이라든가 무조건 양당 비판 정당 이런 콘셉트이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본다"며 "덮어 놓고 일단 모여보자, 이런 식이면 망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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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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