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사장 "SR과 통합운영, 중복비용 개선 등 장점"

심상정 "철도 경쟁체제, 명분도 실리도 없어"…허영 "SR, 유지보수 민영화 하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에스알(SR) 등 6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등 야당은 코레일-SR 복수 운영사 체제에 대해 비판적 관점에서 감사를 진행했다.

국토위원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17일 국정감사장에서 한문희 코레일 사장을 대상으로 "올해가 SR 설립 10년"이라며 "경쟁 체제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 똑같은 철도를 똑같다고 말하지 못하면서 불필요한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국토부가 앞서 '코레일-SR 경쟁체제 유지' 방침을 보도자료로 설명한 것을 지적하면서 "국토부가 (철도) 거버넌스 분과위원회에 '노조도 참여했다'고 보도자료를 내어 밝혔지만 노조 추천 위원은 중도 사퇴했다. 이것으로 '노조도 참여했다'고 하는 것은 거짓"이라며 "(코레일이) 국토부에 정정을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또 "거버넌스 위원회는 '판단을 유보한다'고 했지만 국토부는 '위원회가 판단을 유보해 경쟁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했는데 이는 위원회 결과를 왜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중복 비용이 연 406억 발생한다는 것을 분과위에서도 인정하고 있고, 같은 기차를 타는데 어플도 따로 설치하고 결제수단 따로 해야 해 이용자 불만이 많다"며 "그런데 뭐가 '더 경쟁력 있다'고 주장하느냐"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또 "SR이 KTX보다 10% 싸다는 것을 경쟁 효과라고 하는데 이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한 사장이 "물론 일부 주장에서는 (SR의 낮은 가격이) 정부 정책에 의해 결정된 거라는 의견도 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SR의 비용 수익을 따져볼 때 낮춰도 괜찮다는 의견도 있다"고 답변하자 심 의원은 "코레일은 교차보조로 KTX뿐 아니라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적자를 다 보전해야 하고 SR은 금싸라기 흑자 노선만 갖고 운영해 10%를 낮출 수 있는 것인데 이게 경쟁 효과라니 말이 되는 것이냐"고 따졌다.

심 의원은 "국민들이 납득하겠느냐. KTX가 연간 5300억 수익이 났는데 왜 코레일 적자가 총 5000억 마이너스냐"며 "여객 서비스 개선 경쟁은 우리가 부산 갈 때 비행기 탈지 기차 탈지 버스 탈지를 고민하는거지, 누가 KTX 탈지 SR 탈지 고민하느냐. 코레일-SR (간의) 경쟁이란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한 사장은 "(코레일과) SR 통합 운영은 장점이 많이 있다. 중복 비용의 개선이라든지, 차량 운영의 효율성 문제에서 장점이 있고 그런 부분에 동의하는 바가 크다"면서도 "다만 비교 경쟁을 통해서도 철도 서비스 산업의 고객서비스라든지, 수요 증대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일부 주장도 일리가 있는 부분이 없지 않다"고 반론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은 SR이 차량 유지보수 서비스를 기존에 코레일에 맡겨 오다 지난 4월 (주)현대로템에 용역을 주기로 한 것을 지적하며 "차량 유지보수 예산 4750억 원을 현대로템에 맡겨 민영화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종국 SR 사장은 이에 대해 "민영화와 전혀 관계없다", "전혀 그런게 아니다"라며 "위탁사업은 여러 업체에 맡길 수 있고, 낙찰을 통해 계약이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허 의원은 "궁극적으로 SR을 민영화할 것이냐"고 확인성 질문을 했고, 이 사장은 "장관도 그렇고 정부에서도 민영화 계획이 누차 밝혔다"고 재확인했다.

허 의원은 열차 유지보수 계약과 관련 "국토부가 (계약) 10개월 전 '유지보수 방안'을 발표할 때 '제작사 일괄 정비계약'이라고 발표한 것은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며 "불공정 계약"이라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박지홍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이에 대해 "(당시 국토부 발표 내용은) '공동 연구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경찰은 SR의 열차 유지보수 사업 비리 혐의를 수사 중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SR 직원 등 사업 관계자 3명을 입건해 수사를 하고 있다. 허 의원의 의혹 제기와 마찬가지로, 낙찰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는지가 수사의 쟁점이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서 코레일과 SR의 운송 서비스 미비, 공사(기업) 기강 해이 문제 등도 지적했다. 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사전 국감 보도자료에서 "전체 열차 운행 횟수 중 5분 이상 지연된 열차의 비율은 KTX의 경우 2019년 8.5%, 2020년 7.5%, 2021년 10.8%, 2022년 17.6%, 2023년 8 월까지 18%"라며 "SRT의 지연율은 2019년 6.3%, 2020년 10%, 2021년 10.9%, 2022년 14.6%, 2023년 9 월까지 20%"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은 코레일의 '명절연휴 경로·장애인 전용 사전예매' 서비스와 관련 "예매율이 전체 예매 대비 단 3% 에 불과하다"며 "코로나 19 이후로 사라진 현장 예매로 인해 IT 에 취약한 어르신들은 전화 연결이 안 될 경우 사전예매 일정에 맞춰 온라인으로 예매하는 것이 어렵다. 좋은 취지로 마련된 경로·장애인 대상 사전예매가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최인호 의원도 "작년과 올해 설·추석 티켓 예매기간 동안 매크로 의심 팝업 경고 메시지가 나간 횟수는 총 37회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매크로 프로그램을 막지 못할 경우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명절 기차표 예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이라고 열차 표 예매 시스템 개선을 촉구했다.

민주당 조오섭 의원은 "코레일은 최근 3년간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정직 처분된 징계대상자들에게 총 1억5949 만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근무 중 음주를 하거나 음주운전으로 처분을 받은 직원 4 명에게 정직 기간 동안 총 약 1370 만원의 급여가 지급됐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처분을 받은 직원들도 약 2280만 원의 급여를 타갔다. 심지어 2차 가해를 포함한 성희롱 가해 직원 9명도 3919 만원의 급여를 탔다"며 "국민권익위는 2022년 6월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들에게 급여가 지급되지 않도록 권고했지만 철도공사는 2023 년 4월 28일이 돼서야 해당 규정을 개정, 늦장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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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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