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아들 김앤장 인턴, 진로·경력에 도움되는 측면 없어"

'1948 건국절' 논란엔 "그때 '정부수립'으로 이해, 수용하겠다" 답변 정정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이틀째 이어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아들의 '김앤장' 인턴 경력에 대해 "경력에 도움되는 측면이 없다"며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이 후보자는 20일 오후 청문회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전날 '아빠 찬스로 드러나면 대법원장 후보 자리에서 사퇴하겠다'고 한 전날 답변을 언급하며 재차 의혹을 제기하자, 별도 답변 기회를 얻어 "저나 제 아들이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일반 국민들이 보시기에는 '혹시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실 우려도 있지만,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와서 군 입대하기 전에 친구들하고 갔다고 저는 그렇게만 들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 "(인턴을) 1개월 했던 것이 그 애의 경력에 도움되는 측면이, 지금 가는 진로도 그 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금융계통 업무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그 부분이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었다고도 별로 생각되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첼리스트인 장녀에 대해 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따님이 사용하는 첼로, 스트라디바리우스 무상대여 연유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궁금해하고 계신다"며 "첼로의 소유나 취득 경위에 대해서 밝혀달라"고 질의하자 "처음부터 상세히 밝혔다. 소유자는 저희도 모른다. 벨기에인으로 알고 있는데 이름은 모른다"고 답변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이전 사전 서면답변에서 수억 원대의 첼로를 장녀가 익명의 후원자로부터 무상 대여해 사용한 경위에 대해 "음악가에게 악기를 대여해 주는 외국 기관으로부터 첼로를 무상 대여받아 사용"한 것이라며 "무상대여의 경우에는 재산등록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음악계에서는 전도유망한 연주자에게 고가의 악기를 대여해 주는 일이 종종 있다.

이 후보자는 한편 전날 자신이 '대한민국 건국은 1948년 8월 15일'이라는 취지로 답변해 논란이 된 데 대해 이날 청문회장에서 해당 답변 내용을 정정하기도 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 청문회장에서 "어제 후보자가 1948년 8.15가 건국절이라고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배우셨다고 해서 제가 교과서를 가져왔다"며 "이게 73년부터 83년 제3차 교육과정 국사 교과서니까 아마 후보자께서 이걸 배우셨을 것"이라고 옛 교과서까지 제시했다. 심 의원은 서울대 78학번으로 이 후보자의 대학 3년 선배이다.

이 후보자는 심 의원이 "이 교과서 288페이지 현대사 단원 연표에 '1948년 정부수립', 개관에는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 292페이지 사진은 '정부수립 경축 행사'(라고 돼있다). 도대체 교과서 어느 대목에 건국이라는 말이 있느냐"고 따지자 "저희가 배울 때는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것을 아마 그렇게 인식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심 의원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국가 건국일로 그렇게 오해했다는 뜻인가? 그러면 정확하게 여기서 정정하시겠느냐?"라며 "1948년 8.15는 건국인가, 정부 수립일인가"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정부 수립일"이라며 "그러면 임시정부 수립부터 쭉 진행되어 와서 그때 정부가 수립된 것으로 그렇게 이해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심 의원이 "앞으로 다시 1948년 8.15가 건국일이라는 말은 하지 마시라"고 당부하자 "수용하겠다"며 이를 받아들였다.

이 후보자는 이날 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 의혹 등을 제기하며 사법부 독립을 수호할 적임자인지 의심의 시선을 보내자 "약속드릴 수 있다. 저는 철저하게 사법권 독립을 수호하는 데 저의 마지막 인생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오전에는 증인·참고인 신문을 통해 이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및 탈세 의혹과, 이 후보자가 비상장 주식 약 10억 원어치를 소유한 처가 소유 회사의 불법 영업 여부에 대해 검증했다.

증인·참고인으로는 이 후보자의 처남으로 운전학원을 운영 중인 김형석 '옥산' 대표이사, 후보자와 함께 근무했던 이경춘 전 서울회생법원장, 황인규 강남대 조세범죄연구소 교수 등이 출석했다.

김 대표이사는 여야 청문위원들의 질의에 '회사 운영과 관련 근로기준법 등 법률을 위반한 사실이 없고 종업원들과의 법적 분규도 없었다'는 취지로 증언했고, 이 전 법원장은 이 후보자의 인품·성향 등에 대해 긍정적 취지로 증언했다.

참고인인 황 교수는 반면 이 후보자 소유의 부산 토지에 대해 농지법 위반이나 증여세 탈루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진술했다. 여당 위원들은 이에 반발, "민주당 소속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근무하셨지 않느냐. 오늘 답변이 구체적 사실관계 없이 너무 극단적"(장동혁), "사건을 직접 다뤄봤나? 현장에 가봤나"(전주혜)라고 참고인 자격을 문제삼았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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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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