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간 조사 이재명 "제가 무슨 힘이 있나, 검찰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야지"

檢, 오는 12일 2차 소환 통보…李 "날짜 협의해 5번이든 6번이든 나갈 것"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11시간 가량의 검찰 소환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조사 전후로 이 대표는 "진실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검찰은 나머지 조사를 해야 한다며 이 대표에게 오는 12일 2차 소환을 통보했다.

이 대표는 9일 오전 10시 18분경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에 나타났다. 조사 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정치검찰을 악용해 조작과 공작을 하더라도 잠시 숨기고 왜곡할 수는 있겠지만 진실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세력이야말로 반국가세력이다. '내가 국가다' 이런 생각이야말로 전체주의"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주의, 민생 파괴, 평화 파괴 행위에 대해,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다. 권력이 강하고 영원할 것 같지만 그것도 역시 잠시간일 뿐"이라며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권은 반드시 심판받았다는 것이 역사이고 진리"라고 덧붙였다.

검찰 조사는 이 대표가 건강 문제를 호소해 약 8시간 만인 오후 6시 40분경 중단됐다. 검찰은 나머지 조사를 하겠다며 이 대표에게 오는 12일 2차 소환을 통보했다. 이후 이 대표는 오후 7시경부터 조서 열람을 시작했지만 120쪽의 조서 중 40쪽 분량만 확인한 뒤 이에 서명하지 않고 9시 40분경 열람을 중단했다.

조사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예상했던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제시받지 못했다"며 "김성태(쌍방울 그룹 전 회장)의 말이나 아무런 근거가 되지 않는 정황들, 도정 관련 이야기로 긴 시간을 보냈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이런 내용으로 범죄를 조작해보겠다는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권력을 사유화해 정적을 제거하고 범죄를 조작하는 이런 행태야말로 반드시 청산돼야 할 악습"이라며 그럴 힘으로 경제에 더 관심을 갖고 국민들의 민생 문제에 더 나은 대안을 만들고, 한반도가 전쟁 위기에 치닫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정부가,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2차 소환 통보에 대해 이 대표는 "제가 무슨 힘이 있나. 검찰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갈 수밖에 없는 패자 아니겠나"라며 "다시 소환하겠다고 하니 날짜를 협의해 다섯번째든 여섯번째든 나가겠다"고 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9일 서면 브리핑에서 "검찰은 시종일관 시간끌기 식 질문이나 이미 답한 질문을 다시 하거나 기록을 남기기 위한 질문 등으로 시간을 지연했다"며 "충분히 신문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지만 추가소환까지 요구하는 검찰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검찰의 이번 조사를 비판했다.

권 대변인은 "추가소환을 이미 염두에 두고 망신주기식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을 강력 규탄한다"며 "이 대표는 검찰의 무도한 행태에도 불구하고 소환에 당당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환일자는 추후 검찰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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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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