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前 수사단장 "정치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여권 '정계진출용 폭로' 비난에 "왜곡 없기 바란다"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고(故)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하다 항명 혐의를 받고 있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20일 "오로지 군인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내 명예를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박 대령은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고 채 상병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가지 의혹과 추측이 난무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저는 어떠한 정치적 성향, 의도와 무관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는 시작도 그러했고 지금도, 앞으로도 군인"이라며 "정치, 여야, 정무적 판단은 잘 모른다. 앞으로 알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면 군인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남은 군 생활을 조용히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며 "현 사태와 관련해 내 본심이 왜곡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박 대령이 국방부 검찰단 조사를 거부한 데 대해 "저질 3류 정치인이나 할 법한 망동"이라고 했고,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전형적으로 정치인들이 하는 행태다. 박 대령이 정치를 생각하지 않고선 저렇게까지 나설 이유가 없다"며 '정계 진출용 폭로' 의혹에 불을 지폈다.

한편 박 대령은 "사건이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경찰에 의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간접적으로 죽음에 대해 과실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여러가지 이유로 정상적인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그 누군가는 책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채 상병이 지난달 19일 경북 예천 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작업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박 대령 항명 관련 문제로 채 상병 관련 경찰 수사는 개시되지 않은 상태다.

▲고(故) 채 상병 수사와 관련해 항명 혐의를 받고 있는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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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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