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 국민 기대에 미흡…당 혁신해야"

"혁신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호남 민심도 당에 실망"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재 이재명 대표 체제인 민주당이 "국민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면서 당 혁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귀국 후 점차 현안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 가는 모습이다. 민주당 내 계파 간 신경전이 다시 불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2일 광주 5.18 묘역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이 안팎의 위기에 부딪쳐 있고 국민들은 몹시 고통을 겪고 계신다"며 "그러나 불행하게도 정부는 무능한 데다 폭주를 하고 있고, 국회는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이런 때 제가 몸담은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 줘야 할 텐데 국민의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진정한 혁신을 통해서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또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고 해 다시 한 번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는 "혁신은 민주당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가 눈높이에 맞는 혁신이 되어야 한다"며 "그런 혁신을 통해서 민주당의 가치를 회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어서 필요한 역할을 해주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남 지역을 돌아본 소회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지역민들께서 몹시 절망하고 화가 나 있는 것으로 느꼈다. 정부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기대를 걸었던 민주당에 대해서도 많이 실망하고 계시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제가 귀국 이후 처음으로 정부와 당에 대해서 구체적인 말씀을 드렸던 것은, 지역민들께서 저한테 해주신 말씀을 전달하는 것이 저의 임무일 것 같아서"라고 했다. 당 내에서 자신의 정치적 역할에 대해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현 단계로서는 저의 역할"이라고도 했다.

이재명 지도부와 정부·여당 모두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것을 현재 자신의 역할이라고 규정한 셈이다.

당 혁신에 대한 이 전 대표의 이날 발언도 언뜻 보기에는 당위론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가 과거 이 대표와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맞수였고 현재에도 사법리스크 사태 악화 등 유사시 이 대표의 '대체제'로 거론되는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예사롭지 않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귀국 일성으로 "못다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하며 정치 재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동작현충원의 DJ 묘소 참배와 광주 선영 및 5.18 묘역 참배 등의 일정을 소화했고, 조만간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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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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