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 '벼랑끝 부결'에 한동훈 '미소' 의미는?

국민의힘 "이재명 정치적 사망선고…사실상 가결된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이 예상 외의 '벼랑끝 부결'로 끝난 직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렸다.

한 장관은 27일 국회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 표결 결과에 대해 "국민들께서 다 지켜보시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제가 평가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자신이 제안설명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음에도 한 장관은 심각한 표정을 짓거나 얼굴을 굳히는 대신 웃음을 지었다.

앞서 민주당이 '압도적 부결'을 자신한 것과는 달리, 이날 본회의에서 실시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는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무효 20표였다. 찬성이 오히려 반대보다 더 높았고, 특히 민주당이 169석으로 압도적 1당임에도 반대표는 138표에 그쳐 최소 30표 이상의 '반란 표'가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한 장관은 자신이 한 체포동의안 제안설명에 대해서는 "빨리 하려고 노력했다. 너무 오래 하면 그럴 것 같아서…"라며 "법률 언어가 법률가·전문가가 아닌 국민들께는 어렵지 않나. 노웅래 의원 사건처럼 단순한 사건은 아니지만 일반 국민들께서 이해하시기 좋게 말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한 장관의 제안설명은, 지난해 12월말 노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제안설명 당시 '돈봉투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 이례적으로 상세한 정황 묘사가 포함됐던 것에 비하면 건조하고 평이한 수준이었다.

한 장관은 이 대표에 대한 향후 수사 계획에 대해서는 "검찰이 저에게 수사 계획을 보고하지 않는다"며 "정치적으로 중요한 분이지만 검찰 입장에서는 통상 형사사건을 하듯 진행할 것"이라고만 했다.

추가 영장청구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찰이 사법적 판단을 갖고 하는 것"이라며 "(판단 주체가) 저도 아니고 대통령실도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이날 표결 결과에 대해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의 방탄은 허물어졌다"며 "이 대표에 대한 정치적 사망선고"라고 이날 표결에 의미를 부여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과반수를 넘겨야 (가결) 처리가 되는 것 때문에 부결은 됐지만 사실상 체포동의안이 처리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앞세워 호언장담해왔기 때문에 '무난한 부결' 예상이 많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민심은 이토록 무섭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오늘 결과를 보고 대한민국 의회주의와 민주주의는 아직 살아있고,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 구현의 꽃망울이 새봄에 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며 "이 대표는 옷깃을 여미며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스스로 판단하고 결심하라"고 압박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어 "적지 않은 민주당 의원이 찬성하거나 기권표를 던졌다"며 "비록 부결은 됐지만 사실상 불신임, 가결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가(可)표가 더 많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지하고 대표직에서 깨끗이 사퇴하기 바란다"며 "(이 대표는) 사법 절차를 통해 결백을 밝히고, 민주당은 방탄국회와 불체포특권을 통해 이 대표를 보호하기 위한 시도를 그만두라"고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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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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