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구속영장 예고'에 이재명 "제가 어디 도망가나"

李 "도저히 이해 안 돼…물증 있으면 언론에 공개하라"

검찰이 사실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이해가 안 된다"며 검찰의 방침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14일 오후 국회에서 검찰의 영장 청구 방침과 관련해 "이해가 잘 안 된다"면서 "제가 뭐 어디 도망가느냐"고 말했다.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기 때문에 구속영장 청구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이날 기자들에게 "금명간(今明間. 오늘이나 내일 사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필요성과 추가 수사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이 대표의 진술 태도나 현재까지 조사 경과를 종합하면 추가 출석조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28일과 지난 10일 두 번에 걸쳐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두 차례 조사에서 33쪽 분량의 서면 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하고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했다.

검찰은 앞선 조사 과정에 대해 "(이 대표) 본인이 직접 보고받고 승인하고 결재한 사항에 관해 자료, 물증을 제시하면서 신문했지만 서면 진술서를 통한 일방적인 입장만 내세우고 구체적 내용에 대해 답변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밝혔다.

이같은 검찰 입장에 대해 이 대표는 "저로선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물증이 있으면 언론에 공개하면 될 것 아닌가 싶은데"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만 정성호 의원이 수감 중인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을 접견해 회유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선 특별한 답을 하지 않은 채 말을 아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민주당은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제출하는데,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참석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민주당 의석은 169석으로 이미 과반이지만 당 내에서 20~30명의 이탈표가 생길 경우 부결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는 이탈표 방지를 위해 내부 결속을 강조하며 '당론 부결'을 주장하고 있지만, 당 내 비(非)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나온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체포동의안은) 마땅히 부결될 것"이라면서 "의원들의 총의가 그렇다면 당론으로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조응천 의원은 이날 오전 불교방송(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한다? 저는 이거는 결연히 반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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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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