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 논란' 용산경찰서장 "지시는 했으나 참사 인지는 못했다"

"23시경 직원들 무전 듣고 알아"...상황실장 보고도 '통화불량'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4일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참사 인지를 당일 23시경 "직원들 간의 무전 교신을 듣고 알았다"라고 주장했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이 전 서장이 23시 전 용산서 상황실장과 통화한 사실과 무전망을 통해 인력 지원 지시를 내린 점을 들어 '위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서장은 전주혜 의원(국민의힘)이 "22시 35분에 무전망에 최초로 서장이 등장하는데 참사 사실을 몰랐냐"고 묻자 "그때 당시에는 위급한 상황인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이에 정확한 참사 인지 시각을 묻는 질문에 "23시 직원들의 무전 교신을 듣고 알았다"라고 주장했다.

이 전 서장은 무전을 통해 인력 지원을 내린 사항에 대해서는 "그때 당시 3~4회에 걸쳐 경찰력 지원을 요청하는 무전이 나왔다. 어떤 상황인지는 몰랐다"라면서도 "이태원 지원 요청한 지점에 가용 경력(경찰력)을 일단 보내보라고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전 의원이 "지시를 했는데 참사를 인지 못했냐는 것이냐"라고 묻자 이 전 서장은 "그때 당시에는 어떤 위급한 상황 자체를 인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연합뉴스

참사 직후 통화에도 "통화 불량으로 보고 못 받아" 답변... "진상 은폐하는 위증"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과의 두 차례 통화가 23시 전에 이루어졌던 점에 대해서도 이 전 서장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 받았다", "통화상태가 좋지 않아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전 의원이 21시 57분경 송 전 실장과 통화할 때 무슨 이야기를 했냐고 묻자 이 전 서장은 "차가 좀 막히고 인원이 많기는 한데 현재는 특별한 사항이 없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이에 전 의원이 "(송 전 실장이) 최선의 보고를 했다고 생각하냐. 긴박한 상황을 서장에게 알리면 더 빠른 대처할 수 있지 않냐"라고 재차 묻자 "지휘관의 판단을 믿었다"라고 답했다.

이 전 서장은 22시 32분 경 송 전 실장과 이루어진 통화에서도 '통화 불량'으로 제대로 보고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조수진 의원(국민의힘)이 "송 전 실장과 통화를 했냐"라고 묻자 이 전 서장은 "통화 불량으로 제대로 통화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조 의원이 "(송 전 실장과의) 통화 직후인 22시 35분경 가용 경력을 지원하라는 무전을 했다. 이거는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라고 지적하자 이 전 서장은 "(통화와 무전 지시) 부분은 연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상황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채 경력 지원 지시를 내렸다는 주장을 재차 반복했다.

조 의원은 "통화가 1분 41초간 이어진 게 확인됐다. CCTV 영상에서 상황실장이 손짓을 섞어가면서 말을 하다가 이야기를 듣는 듯한 장면도 포착이 돼 있다"라며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진상을 은폐하고 위증하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 전 서장은 현재 참사 전후 적절한 조치와 대책 마련을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와 현장 도착 시간이 허위로 기재된 상황보고서를 검토하고도 고치지 않은 혐의로 구속된 상황이다.

지난 기관보고 국정조사 촬영 놓고 의원 퇴장 요구도

전 의원은 이날 질의에 앞서 지난 국정조사 기관보고 당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보좌진이 국정조사장 현장 영상을 촬영한 일을 재거론하며 용 의원의 퇴장을 요구해 개의 전부터 여야 간 설전이 약 20분간 오가기도 했다. 당시 용 의원실 보좌진이 촬영한 것은 조 의원이 유족들을 겨냥해 "(야당과) 같은 편이네"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족들을 '야당과 같은 편'으로 표현해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유족들이 굉장히 격앙됐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신현영 의원 건(닥터카 논란)에 대해서 질의를 하니까 맞은 편에 있던 유족분들이 이름을 부르고 일어섰다 앉았다 하고 막 격앙돼서 소리를 지르고 이러셨다. 민주당 의원들과 같이 그런 것"이라며 "그래서 제가 공적인 자리도 아니고 이게 혼잣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물론 유족들의 아픔을 헤아리지만 어떤 특정 사안에 대해서 질의를 했다고 맞은 편에 앉은 의원에게 거의 고함을 지르고 이러시면 저도 지금 여기에 대해서 트라우마가 강하다"며 "이렇게까지 상임위를 운영해야 하나. 제가 혼잣말을 한 게 어떻게 녹음이 됐을까, 용 의원이 거기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논란은 용 의원이 "제가 특정한 상황에 대해서 촬영을 지시했다거나 하는 말씀은 사실관계와 다르다. 사실관계 호도"라면서도 "자초지종을 떠나 2차 기관보고가 이 사안으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 상황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 동료 위원들께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고, 우상호 위원장이 여당 위원들의 '용 의원 퇴장'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가까스로 정리됐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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