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 이임재 영장 기각에 "부실한 '셀프수사'" 우려

이임재·송병주 구속영장 기각에 "납득할 수 없다"…특수본에는 부실수사 우려 표명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납득할 수 없다"며 비판했다. 또한 유족들은 "특수본의 수사가 현재 부실한 상황이 아닌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가칭) 준비모임(이하 유가족 모임)은 7일 성명서를 통해 이 전 서장 구속영장 기각 결정에 유감을 표현하면서 "유가족들은 이임재, 송병주 두 전 경찰 간부 모두 경찰 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로 증거인멸을 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우려했다. 

유가족 모임은 이어 "경찰 내에 증거 인멸 정황이 이미 공공연하게 확인된 상황에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재판부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은 납득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유가족 모임은 "두 사람은 '윗선'으로부터 언제든지 연락이 가능하고 회유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이임재 전 서장이 "충분히 위증할 수 있다는 것은 언론매체에서 이루어진 일관성 없는 인터뷰를 통해서도 확인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1일 이 전 서장, 송병주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을 비롯한 경찰 관계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5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이 전 서장, 송 전 실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현 단계에서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증거인멸, 도망할 우려에 대한 구속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보고서 삭제' 의혹을 받고 있는 정보부분 경찰 관계자 2명은 구속됐다.

참사 당일 현장 지휘책임자였던 이 전 서장은 위증 의혹을 받아왔다. 이 전 서장은 지난달 국회에 출석해 "보고를 제대로 받지 못해 상황 판단이 늦었다"라며 저녁 11시가 넘어서 위급상황을 파악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공개된 경찰 무전망에서는 10시36분에 첫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참사 당일 이태원 파출소에 오후 11시가 넘어 도착했지만, 이후 직후 작성한 보고서에는 참사 직후에 도착했다고 허위로 기재한 혐의도 받는다.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과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으로 영장이 청구된 경찰 간부 4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5일 오후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이 서울서부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윗선' 수사 막힌 특수본유가족 "참담하다"

유가족 모임은 구속영장 기각이 특수본의 부실수사를 보여준다며 "수사 상황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유가족 모임은 "특수본이 증거인멸 또는 도망할 우려를 왜 제대로 밝히지 못했는지 의문"이라며 "특수본이 진정 부실한 '셀프수사'가 아니라 성역없는 수사를 진행할 의지가 있다면, 조속하게 영장을 재신청하여 두 전 경찰 간부의 신병을 확보해야한다"라고 요구했다.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 신병 확보 실패로 인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 '윗선'이나 행정안전부 관계자 등에 대한 수사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7일 본인의 SNS에 "제 식구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인가, 수사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라며 "부실 수사나 봐주기 수사가 아닌데도 법원이 영장을 기각했다면 어떻게 그 윗선인 경찰청장, 나아가 (행정안전부) 장관의 책임을 물을 수 있나"라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특수본은 7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전 서장에 대해서는 보고서에 도착 시간을 조작한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추가할 가능성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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