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시는 특산품 제조를 통한 우수 수산물의 대외 경쟁력 강화와 함께 먹거리 자원 활용을 위해 ‘화어 대중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건어물의 천국 사천 삼천포에는 꽃보다 먼저 봄을 알린다는 ‘꽃처럼 예쁘고 맛있는’ 화어(花魚)가 있다.
1970~90년대 대한민국 대표 간식이었던 쥐치포의 탄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화어는 삼천포 건어물 중 으뜸에 속한다.
하지만 1967년 삼천포 명산물로 지정될 정도로 유명세를 달리던 어포(魚脯)였지만 이제는 화어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박동식 시장은 최근 간부회의를 통해 지역의 특산물인 화어를 전국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홍보방법과 대중화할 수 있는 방안을 주문했다.
박 시장은 “국내 유일 지역특산품 대중화와 명품 먹거리 자원 활용으로 시를 전국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라며 “수산 유통 가공 분야에 필요한 보조사업 등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천포 화어 탄생일제 강점기시절 경남에서 어획고가 제일 많은 삼천포로 진출한 일본인들은 마른멸치와 화어의 조상격인 정어리 등을 간장이나 소금, 조미액을 발라 건조한 어포를 생산해 일본에 수출했다.
이를 일컬어 해방 이후 ‘화어’라는 우리말로 순화된 것으로 짐작된다.
화어는 학꽁치, 붉은 메기, 새우, 성대, 복어, 달고기 등 6종의 생선을 머리와 뼈를 제거한 후 꼬리가 붙어 있는 상태로 조미해 건조한 것으로 국화·해바라기·장미 등의 모양으로 만든다.
은빛 찬란한 학꽁치, 화사한 홍매화 같은 새우, 진달래색 비트 물을 들인 붉은 메기, 개나리처럼 노란색 치자로 물들인 성대 등은 최고급 건어물의 상징이다.
화어 생산은 향촌동 삽재농공단지내 신선수산이 유일하다. 전국에서 단 하나뿐이다.
한때는 10군데 업체가 화어 생산업체로 등록하기도 했지만 절반 이상은 큰돈벌이가 됐던 쥐치포 생산을 위한 위장 업체였다.
당시 신선수산을 비롯한 2~3개 업체에서만 화어를 생산했고 이제는 신선수산만이 유일하게 9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1974년 12월 지금의 업체명으로 등록한 신선수산의 역사는 지난 193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 김용현(1978년 작고 당시 75) 씨가 설립하고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김득주(65) 씨, 가업을 승계하고 있는 김원일(40) 씨 등 3대째 이어가고 있다.
김득주 대표는 “선친은 20대 청년시절 현재의 동서동에서 어화를 만들어 일본인들에게 판매하셨다. 당시에는 설탕이 없어 엿을 묽게 해 가미했고 설탕이 보급되면서 지금 방식대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삼천포 화어의 가장 큰 특징은 수입 수산물과 냉동 수산물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해안에서 어획되는 신선한 선어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담백하고 원물의 깊은 맛이 그대로 살아난다.
더구나 기름기가 전혀 없는 저지방 고칼로리의 생선만을 사용한다. 복어나 성대, 달고기, 새우 등과 같은 비싼 고기들로만 만든다.
특히 다른 조미 어포처럼 설탕으로 중량을 늘리지 않고 가장 맛있는 상태로 조미, 건조 후 선물용 박스에 포장한 후 출하한다.
이처럼 순수한 수작업으로 화어를 만들기 때문에 한 사람이 하루 동안 일해도 선물용 1상자를 만들기 힘들다.
화어는 방부제를 전혀 쓰지 않았기 때문에 겨울철을 제외하곤 즉시 냉동실에 보관해 먹어야 한다.
또한 수분 제거를 막기 위해 화어를 깨끗한 물에 살짝 적신 후 전자레인지에 타지 않게 노릇노릇 정도로 구운 후 마요네즈와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참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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