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사면 거부'에 대통령실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

"국민여론과 상식에 부합해 이뤄질 것"

수감 중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사면 거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데 대해 대통령실은 공식적인 대응을 삼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4일 "사면은 헌법정신과 법치주의에 입각해서, 또한 국민여론과 상식에 부합해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지사가 사면 거부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선 "그부분까지 직접 코멘트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며 "아직 사면의 내용과 원칙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인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사면은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김 전 지사가 자신의 사면 여부를 공론화한 데 대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여권에선 김 전 지사의 사면 거부를 정치적 행위로 판단해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무슨 양심수 코스프레냐"며 "정치 근육 키우긴가"라고 김 전 지사를 힐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구색 맞추기형 사면은 당사자나 야권 전체로 봤을 때 대단히 모욕적인 접근"(기동민 의원)이라며 '복권 없는 사면'을 저울질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 여부가 연말 정치 이슈로 부상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주목된다. 당초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여야 형평성 차원에서 김 전 지사도 사면 대상에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정부가 김 전 지사에 대해선 향후 5년 간 공직 출마가 제한되는 복권 없는 사면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 김 전 지사가 직접 '가석방 불원서'를 공개하며 이 전 대통령 사면에 이용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파장이 커졌다. 사면되지 않을 경우, 김 전 지사는 내년 5월에 만기 출소한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진복 정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에게 연말에 훈장을 수여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수석에 대한 훈포장) 구상을 염두에 두고 추진한 사실은 있지만 최종적으로 서훈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년 관례로 대통령 훈포장과 표창 등이 수여돼 왔다. 그 관행에 따라 준비했으나 여러 가지 여건상 현시점에서는 주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철회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두 수석이 훈포장을 받을 만큼 직무 공적이 뚜렷하냐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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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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