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에서 나온 'OO탓' 3종세트…이태원 참사는 언론·문재인정권·부모 탓?

이태원 참사 원인과 관련해 여권 인사들이 언론, 문재인 정부, 유족 등도 책임이 있다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4대 공영방송인 KBS, MBC, YTN, 연합뉴스TV는 10월 29일 저녁까지 안전에 대한 보도 없이 핼러윈 축제 홍보 방송에 열을 올렸다"며 "방송사들이 안전이 관계 없다고 했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참여한 결과를 빚었는데, 사고 발생 후에는 언제 홍보성 방송을 했느냐는 듯이 전부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특히 KBS는 재난 방송사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있을 경우 안전도 주의해야 한다는 방송도 했어야 하는데, '다 괜찮다'고 난리쳐 버리니까 젊은 여성들이 한번에 많이 몰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를 보도한 언론도 이 참사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책임론도 나왔다. 국민의힘 정미경 전 최고위원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런 사고가 났다는 것 자체는 일단은 문재인 정권이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세월호 이후에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이 뭐라고 하셨나? 앞으로 안전 최고로 치겠다고 했다. 앞으로 이런 사고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다 막겠다고 했다. 시스템 다 만들겠다고 했다. 그래서 시스템 만드셨나"라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 때) 112 시스템 왜 안 고쳤나. 소방하고 경찰 왜 그 부분에 대해서 왜 시스템 정비 안 하셨나. 이런 사고가 났다는 것 자체는 일단은 문재인 정권이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 약속 어겼잖나"라고 주장했다.

유족들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은 지난 3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에 대해 "국가도 무한책임이지만, 개인도 무한책임"이라며 "부모도 자기 자식이 이태원 가는 것을 막지 못해 놓고 '골목길에 토끼몰이 하듯이 몰아넣었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인지"라고 비난했다.

김 전 비서관은 "매번 무책임한 개인의 모습, 그것을 당연한 생각인 양 부추기는 언론의 논조. 이런 남 탓과 무책임한 모습이 반복되는 한 참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찰의 직무유기 문제를 떠나 국가가 무한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개인이 선택한 자유의지에 대해 개인도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잊어버려선 안 된다"고 훈계했다.

김 전 비서관은 "국가의 무한책임, 자유 의지에 대한 개인의 무한책임. 두 가지 모두가 강조되지 않고 한쪽에만 책임을 떠넘기는 절름발이 의식과 언론의 논조가 대형 참사를 반복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니 투자해놓고 손해 보면 국가에 빚 탕감해달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김 전 비서관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 말을 문제 삼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근대 자유주의 국가라면 당연한 말 아닌가. 그런데 언론은 문제 삼는다. 그만큼 언론의 시각이 유교 공산주의로 편향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에게는 다른 사람의 베품을 고마워하는 유효기간은 결코 6개월이 안 된다"고도 말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근조화환이 쓰러져 있다. 화환은 이번 참사로 아들을 잃은 한 유족이 쓰러뜨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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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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