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돗물, 녹조 독소 '검출' vs '불검출' 상반된 입장에 시민 불안감 가중

환경단체 "가정집 수돗물서 독소 검출" 주장에 환경부 '분석법 신뢰도 낮아'

대구와 부산 등 낙동강 유역 취수 가정집 수돗물에서 녹조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환경부가 반발하고 나섰다.

환경부의 해명에도 시민들은 가정집 수돗물에서도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환경운동연합은 3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영남권 지역 수돗물의 녹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25일까지 대구 5곳, 부산 6곳, 경남 9곳, 경북 2곳 등 모두 22곳에서 표본을 채수했다.

결과를 보면 대구 수성구·동구 2곳(0.064ppb/0.051ppb) 등 6곳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1ppb, 미국 연방 환경보호청(USEPA) 0.3ppb 기준보다는 낮지만, 미 캘리포니아주 환경건강위험평가국(OEHHA)의 음용수 기준 0.03ppb보다 높은 수치라고도 설명했다.

특히 대구 수성구 수돗물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이 0.064ppb 검출돼 캘리포니아주 기준의 2.13배이며, 동구는 0.051ppb 검출돼 1.7배라고 덧붙였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원수와 정수장을 넘어 이번엔 집으로 가는 수돗물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들이 이 식수와 농산물을 먹고 있다"라며 "전 국민의 밥상 문제, 건강권의 문제"라며 윤석열 정부에 해결책을 요구했다.

환경부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지난 2일, 부산·대구·경남지역 정수장 5곳의 수돗물을 대상으로, 환경단체가 활용한 ELISA법과 환경부 고시에 따른 분석법인 LC-MS/MS법 2개의 분석법으로 마이크로시스틴을 분석한 결과, 5곳 모두 불검출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 23, 24일 부산, 대구, 경남, 경북지역 정수장 10곳의 수돗물을 대상으로, 두가지 분석법을 활용하여 마이크로시스틴을 분석한 결과, 10곳 모두 불검출"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환경단체가 활용한 ELISA 분석법은 미국 EPA에서 제시하고 있는 조류독소분석법 중 하나지만 표시한(Reporting Level)가 0.3㎍/L로서 0.3미만의 값은 신뢰도가 낮아 검출량을 산정하는 자료로 활용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설마설마했는데 수돗물에서 녹조의 독이 검출되니 무슨 물을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그동안 국가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소송으로 반드시 피해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혀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환경단체 활동가를 비롯한 수질 관련 민간 전문가들이 '낙동강 국민 체감 녹조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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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현

대구경북취재본부 권용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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