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대우조선 파업 "불법은 불법"…사측 폭력은 "자세히 몰라"

이탄희 "사실관계도 모르면서 '불법이다' 앵무새처럼 반복했나"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 현장에 경찰특공대 투입을 검토했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하청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인 경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의) 구체적인 임금 수준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명확한 답을 꺼내지 않고 "기업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평균으로는 한 600:200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22년 차, 23년 차 숙련 노동자의 급여 수준이 200만 원대"라고 설명하며 "200만 원이면 총리가 김앤장에서 연봉 5억 받을 때 하루 일당이다. 이 정도 돈이면 4인 가족 한 달 살만하겠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매우 어렵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은 2016년 구조정하면서 삭감됐다"며 사측이 ‘회사 사정이 나아지면 임금 복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을 짚은 뒤 "회사가 영업이익이 나기 시작하면서 임원 보수는 바로 회복시켜줬다. 그러나 하청 노동자 임금은 오히려 깎았다"고도 했다.

한 총리는 "기업의 경영 자체는 수익 자체가 그렇게 크지 못했고, 작년도에는 1조 7000억 적자까지 났다"면서도 "그런데도 ‘임원만 월급을 늘렸다’ 이렇다면 기업이 제대로 살 수 없었을 거고 임원들의 고임금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을 져야 된다"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2일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 뒤 현장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건 고용노동부 소관이라는 말도 했다.

이 의원은 먼저 농성 해산을 위해 경찰특공대가 투입됐던 용산 참사와 쌍용차 사태를 이야기하며 "어떤 결과가 발생했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상당한 참사가 일어났던 걸로 안다. 그 정도로 알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 의원은 "(용산 참사) 현장에서 30명의 사람이 죽거나 다치고 쌍용차 사태는 그 이후로 자살한 노동자만 30명 가까이 된다"고 설명한 뒤 "그런데 (정부가) 경찰특공대 투입을 검토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경찰) 헬기 띄우고 농성장 바로 옆에서 진압훈련을 하고 압박"했다고 대우조선해양 파업 현장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했다. 이 장관은 "경찰력으로는 제지나 진압이 현저히 곤란한 시설 불법 점거의 경우 특공대를 투입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맞섰다.

이에 이 의원이 "(파업이 시작되고 점거에 이른) 과정은 지켜보셨냐"고 묻자 이 장관은 "제가 들어서 알고 있다"면서도 "말씀해 보시라. 저한테 계속 묻지 마시고"라며 답을 피했다.

이 의원은 "하청 노동자 1명을 100명이 몰려와서 에워싸고 휴대폰을 뺏어서 끌어내리고 바닥에 끌어냈다. 여성 노동자들 박스 더미 밑에 숨어있는데 다 끌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50대 여성이 전치 12주에 상해를 입었다"고 파업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설명한 뒤 "특수상해, 형법 제288조에 10년 이하의 징역이다. 벌금도 없다. 이건 불법이 아니냐"며 사측의 ‘폭력 행위’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 장관은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파악해 봐야 되겠다. 갑자기 몰아쳐서 질문하시면 답변하기가 상당히 곤란하다"고 재차 답을 피했다.

이 의원은 이에 "생산 시설 점거를 말했다"며 "유최안 씨가 애초에 왜 배 안으로 들어갔는지 알고나 있냐"고 물었다. 노동조합법상 선박은 점거가 금지된 생산시설이다. 

이 장관이 "제가 알기로는 원청과 하청 사이에…"라며 노동 조건 이야기를 꺼내려는 기색을 보이자 이 의원은 말을 끊으며 "전치 12주, 이 폭력을 피해서 있을 곳을 찾다가 배 안으로 들어갔다는 거다. 유조선 제일 밑바닥에 눈에 보이는 가장 작은 구조물 그 밑으로 기어들어 갔다. 본인이 용접공이니까 끌려 나가기 싫어서 가지고 있는 도구 가지고 (구조물의 철판을) 용접했다. 이런 거 몰랐나"라고 물었다. 이 장관은 "자세한 사실관계는 모르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그런 것도 모르시면서 불법이다. 경고한다. 이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나"라고 다그쳤지만 이 장관은 "불법이 아니면 뭐냐. 불법은 불법이다. 다만 그 경위에 정상 참작할 사유가 있느냐 없느냐는 별도 문제"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의원이 다시 한 번 "왜 (대우조선해양 파업 현장에서 일어난) 그 모든 과정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씀도 없냐"라고 물었지만 이 장관은 "그 과정은 제 담당이 아니라 고용노동부 담당"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유최안 씨가 점거 농성을 펼친 철골 구조물과 동일한 크기(0.3평)의 사진을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펼쳐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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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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