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장관 대구경찰청 방문 "경찰 장악 의도 아니다"

경찰직협 "경찰국 신설하고 조직 통제 하려는 것" 우려 표명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 계획에 반발하고 있는 영남권 경찰들과 소통을 위해 12일 대구경찰청을 방문했다.

이날 대구경찰청 앞에는 영남지역 각 경찰직장협의회 등의 명의로 된 근조화환 20여 개가 세워졌다. 간담회 전 이 장관은 참석 경찰관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는데 일부 경찰관은 악수를 거부했다.

행안부의 설득과 소통에도 일선 경찰들의 반발은 지속될 전망이다.

행안부 "개별 사건 수사, 어느 누구도 영향력 미칠 수 없어"

12일 이 장관은 오후 대구시 수성구 대구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제도개선 권고안 행안부 장관 영남권 간담회에 참석해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등 경찰 제도개선 계획의 배경 및 취지를 설명하고 일선 경찰관들의 의견을 들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이 장관을 비롯해 대구와 부산, 울산, 경북, 경남 등 영남권 일선 경찰서 직원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안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경찰업무조직 신설로 경찰에 대한 새로운 통제가 생기는 것이 전혀 아니다"라며 "그간 비공식적으로 잘못 운영되던 청와대의 경찰에 대한 직접적 지휘·감독을, 헌법과 법률에 따라 행안부장관이 공식적 절차에 의거해 권한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설되는 조직 기능은 경찰 고위직 인사제청권, 법령 및 중요 정책의 국무회의 상정·논의,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등을 지원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일부 경찰의 우려에 대해 "경찰청 예산편성이나 조직·감찰·감사 등의 기능은 수행하지 않는다"며 "개별적·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도 행안부장관, 경찰청장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영향력을 미칠 수 없도록 현재 법령 및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간담회 후 이날 소통이 충분한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장관은 "소통이 많이 됐다고 생각하는데 나의 일방적인 생각일 수도 있다. 받아들이는 분이 더 중요하다"면서도 "상당 부분 오해가 있고, 법에 명백히 규정돼 있는 장관의 인사제청권 및 경찰과 관련된 법령 등의 업무를 하기 위한 조직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그 부분에 대해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는 경찰들이 꽤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5일 최종안에 대한 질문에는 "행정안전부TF 팀하고 경찰청TF 팀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과연 무엇이 합리적인 제도가 될 것이냐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4일 정도 남은 시간에 최종안을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경찰 직협 "원론적 설명... 실제와 괴리"

경찰 직장협의회는 이 장관이 경찰국 신설 명분만 강조해 보여주기식 간담회였다고 비판했다.

경남청 직협 대표는 이 장관에게 "30년간 근무하면서 다시 과거로 회기한다는 것 자체가 분신도 불사할 것 같은 마음"이라고 하자 이 장관이 '조금 쎈 발언이다'며 간담회장을 진정시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기 대구 강북경찰서 직장협의회 위원장은 "행안부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원론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문제와 괴리가 상당히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청장을 장관으로 만들면 행안부가 굳이 통제할 필요가 없다"고도 말했다.

경찰 직장협의회는 오는 15일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발표를 지켜본 뒤 향후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등으로 일선 경찰관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오후 대구 경찰청을 찾아 일선 경찰관들과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악수를 청하고 기다리고 있다. 일부 참석자들은 경찰국 신설 반대를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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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현

대구경북취재본부 권용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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