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비선 보좌' 논란에 "영어 능통해…尹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

"우리가 도움 요청한 것…대통령 부부 의중 잘 이해"

대통령실이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아내 신모 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에 동행해 불거진 '비선 보좌' 논란을 진화하는 데에 진땀을 뺐다.

신 씨는 공식 직책이 없는 기업인 출신으로, 사전 답사 형식으로 먼저 스페인으로 출국했고 순방 기간에 윤 대통령 부부 일정을 보좌한 뒤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해 함께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이분은 김건희 여사 수행을 위해 간 게 아니다. 김 여사를 단 한 차례도 수행한 적이 없다"며 "전체 마드리드 순방 행사를 기획하고 지원하기 위해 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해외 체류를 하면서 해외 경험이 풍부하고 영어에 능통하다. 주로 하는 일이 국제교류 행사 기획"이라며 "우리가 기획한 행사에 전체적으로 관여하고 사전 답사도 하는 업무를 맡기기 위해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와의 사적 인연으로 공식 행사에 참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사를 발탁한 것이라는 해명으로 논란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 관계자는 "역량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민간인 신분은 맞지만 민간인으로 이 행사에 참여한 것은 아니다. 기타 수행원 자격으로 이번 일정에 참여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 주치의도 기타 수행원이고, 통역도 일부는 기타 수행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식 직책이 없고 전문성 검증이 불충분한 신 씨가 대통령 부부의 해외 일정을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못했다. 외교부 등 정부 공식라인에 국제행사를 기획한 인재들이 많은 데 굳이 신 씨를 참여시킨 데 대해서도 윤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내세웠다.

이 관계자는 "이 분은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다"며 "행사 기획에 여러 분야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 부부의 의중을 잘 이해하고 대통령이 생각하는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인사비서관의 부인으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는 "인사비서관의 부인이라서 간 것이 아니다"며 "인사비서관의 부인이다 보니 이해충돌 등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를 생각할 수 있어 스스로 자원봉사, 무보수를 자처했다"고 했다.

신 씨의 참여에 윤 대통령 부부의 요청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모든 행사의 기획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대통령의 뜻과 의중이 반영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고, 신 씨의 참여가 결정된 과정에 대해선 "명확히 설명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신 씨가 윤 대통령 취임 초기 대통령실에서 근무했으며 채용을 검토한 적이 있다고 전하며 "채용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채용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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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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