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미투' 주장 박진성, 성폭력 피해자 2차 가해로 재판 넘겨져

검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가짜 미투' 피해자라고 주장했던 박진성 시인이 성폭력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검찰청은 지난 9일 박 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 씨는 2015년 당시 시 강습 수강을 원하던 당시 나이 17살이었던 피해자 A씨를 알게 됐다. 

박 씨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적극적으로 A씨에게 구애를 했고, 이는 한 달가량 지속됐다. 박 씨는 당시 A씨에게 "애인하자"고 요청하며 "애인 안 받아주면 자살할 거. 더 크면 같이 손잡는 거, 더더더더더 크면 뽀뽀도 하고"라는 문자를 보내는가 하면 "나는 빵 빵00(피해자 이름), ~ 나는 빵00이 먹고 싶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A씨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낄수 있는 다수의 메시지를 수회에 걸쳐 전송했다.

미성년자였던 A씨는 박 씨에게 "아청법 위반으로 신고하겠다"며 거부감을 드러냈으나 박 씨는 교복 입은 사진을 보내달라거나 학교 앞에 찾아가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결국, A씨는 시 강습을 중단했고, 이후 2016년 10월께 자신의 트위터에 박 씨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자신이 입은 피해를 폭로했다.

그러자 박 씨가 A씨에게 연락을 해서는 "잘못한 것 모두 인정한다. 다만 실명은 공개하지 말아 달라"며 글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A씨는 거절의 의미로 "차라리 주시려면 돈이 좋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박 씨는 A씨에게 무료로 시 강습을 해주겠다거나 병원치료비를 주겠다는 등의 제안을 했으나 A씨는 대가를 바라고 미투를 공개한 게 아니기에 일체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박 씨는 미투가 폭로된지 3년이 지난 2019년 3월께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A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이 폭로를 시작으로 시작된 사건에서 저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피해자 A씨가 자신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허위 폭로 후, 실명을 폭로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요구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후 박 씨는 2019년 11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비슷한 취지의 글을 올렸다.

피해자 A씨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은) 박진성 시인의 피해자를 향한 비방글이 모두 허위에 근거하고 있음을 인정하여 기소했다"며 "(향후 열리는 재판에서는) 피해자를 향한 온라인상의 테러라고 말해지기 충분한 수준이었던 시인 박진성 씨의 2차 가해 행위가 제대로 단죄되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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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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