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탈북 어민 북송, 국민들이 의아…들여다보고 있다"

文정부 겨냥 안보 공세…신구 권력 충돌 확대

윤석열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이어 국민의힘이 쟁점화하고 있는 2019년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며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은 21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일단 우리나라에 들어왔으면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되는데, (문재인 정부가) 북송시킨 것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문제제기를 많이 했는데 한 번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구체적인 보고는 못 받았다"면서도 "아직 검토 중인데, 옛날부터 국민들이 문제를 많이 제기하지 않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은 2019년 11월 동해 NLL(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선원 2명을 닷새 뒤인 7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한 사건이다. 해당 선원들은 동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오징어잡이 배에서 16명의 동료 선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진상규명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도 이 사건을 다시 쟁점화하고 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문재인 정부의 '월북 공작'으로 규정하며 신구 권력 충돌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탈북어민 강제북송사건 진상 규명에도 나서겠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시 이들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우리 정부는 포승줄로 묶고 안대를 씌워 강제 추방했다"며 "법과 절차를 무시한 채 대한민국 국민을 사지로 내몬 반헌법적이고 반인륜적인 행태"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SI(특별취급정보)를 공개하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들의 주장에는 "SI라는 것이 국민에게 그냥 공개하는 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주장 자체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지 않나"라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윤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오늘 안 하고 나토(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에 가기 전에 시간을 좀 넉넉히 해서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회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오는 29~30일로 예정된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전에 국회에 재송부 요청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박순애, 김승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할 게 아니라 지명 철회를 오늘이라도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언론 청문회로 심판받았고 비리 의혹이 차고 넘친다. 아직 후보자로 버티는 게 의아할 정도"라며 "윤 대통령은 지명철회는 물론 검증 라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로 인사청문 시한이 끝난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에 대해선 "합참의장 같은 경우는 오래 기다리기는 좀 어려운 면이 있는데, 어쨌든 조금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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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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