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줄서기'? 김광호 서울청장 "尹대통령 사저 시위 사법조치 엄격히"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전장연 시위에 "국민 발 묶어 의사 관철하려는 상황"

김광호 신임 서울경찰청장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시위를 두고 "엄격한 법집행"을 예고하는 등 집회·시위에 대한 강경 메시지를 전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앞 시위에 대해서도 "소음 유지 명령, 중지 명령 등에 대해 응하지 않는다면 이에 따른 사법조치를 엄격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장연 시위, 윤 대통령 사저 앞 시위에 대해 경찰청 고위 관계자가 직접 '엄단'을 예고한 것은 처음이다. 

김 청장은 20일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엄격한 법집행을 통한 법질서 확립이 시대적 과제"라며 "전장연 시위처럼 국민 발을 묶어서 의사를 관철하려하는 상황 등"을 그 사례로 제시했다. 이어 그는 "이와 관련해 필요한 사법 조치를 해 시민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며 특히 "불법 행위는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13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한 전장연은 이날 오전에도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예산협의를 요구하면서 지하철 투쟁에 나섰다.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기자회견을 연 전장연 활동가들은 회견을 마친 뒤 열차를 타고 삼각지역으로 이동, 오전 8시 6분께부터 시위를 이어나갔다. 전장연은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비롯해 지난 3월 경기도 시흥시에서 벌어진 발달장애인 양육인의 자녀 살해 및 극단적 선택 사건 등 "장애인과 가족이 세상을 등지는 비극적인 사건"에 문제를 제기하며 기재부 차원의 적극적 예산 반영을 통한 취약지대 지원을 요구해왔다.

김 청장은 또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주도의 '양산 맞불 집회'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맞불 집회' 참석자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평산마을 사저 앞 시위에 대한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청장은 이에 대해 "서울의소리 집회 소음과 관련해 이미 시민들이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서초 주민들의 탄원서 제출 등 추이를 보며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소음 유지 명령, 중지 명령 등에 대해 응하지 않는다면 이에 따른 사법조치를 엄격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청장은 또 "소음 제한 규정을 보다 낮추는 등을 위해 본청 차원뿐만이 아니라 법조계, 시민과 언론계 등이 모두 참여하는 합의·논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지난 8일 단행된 치안정감 인사에서 울산경찰청장(치안감)에서 서울경찰청장(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서울경찰청장은 치안정감 중에서도 경찰청 차장과 함께 차기 경찰청장으로 가는 요직으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의 '고교·대학 후배'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치안정감 인사와 맞물려 사전 면담을 해 논란이 일었던 면담 대상자 중 한명이다. 김 청장을 포함해 이번에 승진한 6명의 치안정감 중에서 김창룡 경찰청장의 후임이 뽑히게 된다는 점에서 김 청장의 '윤석열 대통령 사저 앞 시위 사법 조치' 발언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전국장애인철폐연대(전장연) 소속 장애인 활동가들이 지난 5월 3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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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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