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정 후보자 임명에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여당 지도부에서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아빠찬스 등 의혹이 청문회에서 일부 해명됐다'는 발언을 하는 등 정 후보자에 대한 엄호 기류가 없지 않았으나, 지난 20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이 더불어민주당의 당론 찬성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이후 기류 변화가 확연해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 후보자 거취에 대한 질문을 받고 "본인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당내 중진 및 다수 의원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결과 '정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하는 건 곤란하지 않았나'하는 반대 의견이 많았다"며 대통령실에도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 인준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기 전, 국민의힘 지도부는 정 후보자 임명에 대한 찬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일을 피해 왔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정 후보자의 낙마에 대해 "비공개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에 의견을 전달했다. 당선인께서 각종 의견이나 여론을 감안해 적절한 판단을 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낙마 의견을 전달했다는 뜻이지만, 구체적 표현은 삼갔다. 그러나 이날은 "장관으로 임명하는 건 곤란",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명확한 표현을 썼다.
정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이 '일부 해명됐다'는 발언도 있었다. 권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집단퇴장으로 마무리된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대해 지난 4일 최고위원회에서 "송곳검증을 예고했지만 결정적인 한방조차 없었다"고 평했다. 이어 지난 9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도 그는 "정 후보자가 의혹을 해명했음에도 민주당이 집단퇴장했다. 의도대로 되지 않자 집단퇴장한 거 아니냐"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17일 MBN <판도라>에 출연해 정 후보자에 대해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만 논란이 해명된 부분도 있고 해명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며 "이것이 임명을 철회할 사안인지에 대한 판단은 대통령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처럼 공개적으로 '임명 반대' 의견을 밝힘에 따라 정 후보자의 낙마는 기정사실이 된 분위기다.
다만 구체적인 낙마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로부터 정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글쎄 뭐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답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