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첫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후보자 인준 동의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시키는 쪽으로 당론을 정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0일 오후 의원총회 결과 브리핑에서 "한덕수 총리 임명동의안은 가결하기로 당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의원총회를 열어 논의한 끝에 오후 5시 15분경 이같이 결정했다고 오 대변인은 전했다.
민주당은 당론 결정을 위해 표결 절차까지 거쳤고, 상세한 찬반 표 수는 밝히지 않기로 했으나 "(가결론이) 표결로 과반이 나왔다"고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당초 민주당은 의총 논의가 최대 2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열띤 토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의총이 길어지면서,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는 6시로 한 차례 순연되기도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장관 임명을 강행한 이후 그에 대한 반발로 부결 주장이 높았었으나, 최근 이재명 상임고문과 그 측근 의원들이 "한 후보자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사실상 가결 쪽에 힘을 실으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의총 후 별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저희들이 총리 임명동의안에 찬성하기로 한 것은 한 후보자가 그에 걸맞는 자격을 갖췄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새 정부 출범에 우리 야당이 막무가내로 발목잡기를 하거나 방해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인사청문회 전후로 한 후보자가 총리로서의 능력·자질·도덕성 모두 미달한다는 것을 이미 저희는 국민과 함께 확인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가결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현재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여러가지 대내외적 경제 상황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의 긴장 상황에서 총리 자리를 오랜 기간 비워둘 수는 없다고 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저희가 가지고 있는 공직에 대한 기본적인 기준에도 불구하고 인준 동의안을 가결시키는 대승적 결단을 하기로 했다"고 강조하며 "제 기억으로는 대통령 취임 10일만에 총리 임명동의안이 처리된 것은 (역대) 가장 빠른 처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인사 참사에 저희가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라며 "아직 임명되고 있지 못한 장관도 있고, 임명됐지만 장관으로서 부적격한 인사들에 대해서는 저희는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것이고 윤 대통령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다"고 촉구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새 정부 첫 총리라는 점을 감안해, 윤석열 정부가 순조롭게 출발해 국민의 삶을 제대로 책임질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말을 보탰다.
박 원내대표는 "한 후보자는 부적격이지만 인준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도 더 이상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지 말고, 진정성있는 협치와 통합 의지 실천해주길 국민과 함께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