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에 이어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 위원장은 15일 밤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성폭력 전과가 있는 대통령실 비서관 임명에 대해 사과하고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총무비서관은 성폭력 예방교육을 비롯해 비서실 인사를 총괄하는 자리다. 국민을 위해서라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용납해서도 안 되는 인사"라며 이같이 밝혔다.
성 비위로 징계성 처분을 받은 이력으로 한 차례 논란을 겪은 윤 비서관은 과거 자신의 시집에 왜곡된 성 인식을 드러낸 사실이 알려져 다시금 입길에 올랐다.
윤 비서관은 검찰공무원으로 재직하던 2002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뒤 <가야 할 길이라면>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냈다. 이 가운데 '전동차에서'라는 제목의 시에는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 보고 엉덩이를 살짝 만져 보기도 하고 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 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어요" 등의 표현이 등장한다.
또 같은 시집에 실린 '초경, 월경, 폐경'이라는 제목의 시에서는 처녀를 '퇴색되지 않은 선홍빛 눈깔', '핏기가 가시지 않은 태양' 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이러한 표현이 성범죄에 대한 윤 비서관의 잘못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윤재순 비서관은 자신의 시집에 지하철 전동차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보장된 곳'이라며 지하철 성추행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한 시를 실었다. 그것은 문학이라 할 수 없는 정말 끔찍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총무비서관은 성폭력적인 신체 접촉과 언행으로 두 번이나 경고를 받았다"며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정작 아무런 말도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제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관련한 징계를 촉구한 것을 두고 '물 타기'라는 비판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주장하는 것은 여야 모두 정치권 성범죄 해결에 함께 나서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2일 박완주 의원의 성 비위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연 뒤 바로 다음 날 "민주당은 그나마 수술 중이지만 국민의힘은 지금도 숨기는 중"이라며 성 상납 의혹을 받고 있는 이 대표 징계를 촉구했다.
그는 "당 내외에서 '성폭력 범죄에 사과할 때냐'며 지방선거에 집중하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선거는 반복되고 선거만큼이나 성폭력도 끊임없이 반복된다"며 "개인의 인격과 존엄이 파괴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선거만큼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완주·최강욱 의원 사건을 비롯해 우리 당에 접수된 모든 성폭력 범죄를 예외 없이, 은폐 시도와 2차 가해까지 엄중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편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박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소수의견으로 절차에 대한 이의제기는 있었으나 최종 가결에는 반대하지 않아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제명 절차가 완료됨으로써 민주당 의석 수는 168석에서 167석으로 한 석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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