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과 하는 것. 겉과 속. 일치하는 드문 사람이다. 저는 오래 봐왔으니까. 그런데 이제 마지막에 돌아가신. 그게 이제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불일치가 생긴 거예요. 이건 제 생각입니다. 그 불일치를…. 목숨으로. 목숨으로 바꿨죠. 아는 것과 하는 것. 겉과 속. 이런 게 그냥 너무나 자연스럽게 가는데 사람들한테 그 불일치가 드러난다는 것에 대한 수치심 이런 걸 느낀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그게 뭐 별 거냐'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그걸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거든…." 최봉근 전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활동가
'시커매진 한국 정치의 판을 바꾸고자 했던 사람. 서민의 언어로 그들의 속을 시원하게 대변했던 사람.' 고 노회찬 의원이 우리 곁을 떠난지 3년, 그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노회찬 6411>이 우리 곁을 찾아온다.
28일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개봉을 앞둔 <노회찬 6411>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노회찬 6411>은 명필름과 시네마6411,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재단이 공동제작했다. 연출은 민환기 감독이 맡았다. 개봉일은 다음달 14일, 상영관은 전국 각지 메가박스다.
영화는 용접공 자격증을 따고 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한 뒤 '한국사회에 진보정당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민주노동당을 창당하고 이후 한국 진보정치의 역사와 함께한 노 의원의 삶을 담담하게 그렸다.
"50년 동안 썩은 판을 이제 갈아야 한다. 50년 동안 똑같은 판에다 삼겹살 구워먹으면 고기가 시커매진다"와 같은 사이다 발언부터 6411번 버스에 탄 서민들의 삶을 이야기한 감동적인 연설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은 노 의원의 말도 담겼다.
부인 김지선 씨를 비롯 동료 의원, 노 의원의 보좌관, 그와 생전 연을 맺은 노동운동가와 해고 노동자, 친구들의 인터뷰에서는 노 의원의 개인적 고뇌와 인간적 면모도 엿볼 수 있다.
이를 보며 느낄 수 있는 것은 노 의원이 온갖 역경 속에서도 '한국사회에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진보정치가 힘을 가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는 그의 앎을 실천하기 위한 삶을 살아내고자 했다는 것이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민환기 감독과 이은 명필름 대표,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 최낙용 시네마6411 대표 등 제작자가 무대 인사를 했다.
조 이사장은 "영화를 만들 때 감독님께 부탁드린 건 딱 한 가지였다"며 "'신파조로 만들지 말자. 영화를 볼 관객들이 긍정적 메시지를 안고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볼 관객들에게 "다큐 영화 제목에도 담긴 6411 버스가 상징하는 투명인간,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위한 실천이라는 긍정적 메시지를 가슴에 담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민 감독은 <노회찬 6411>을 "꿈과 현실을 일치시키기 위해서 하루도 쉬지 않고 진보 정당의 정치를 실천했던 정치인 노회찬, 그리고 인간에 대한 존중과 믿음을 져버리지 못해서 고단한 경로를 택했던 인간 노회찬의 일대기"라고 소개하며 "영화를 제작하며 노회찬 의원이 시작점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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