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분향소 무산에 분노한 자영업자들 "이것조차 막다니..."

다른 장소 분향소 설치 위해 서울시내 떠돌고 있는 비대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하다 세상을 등진 자영업자의 소식이 연일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국회 앞 합동분향소 설치가 무산됐다.

‘코로나19 대응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 자영업자 합동분향소를 설치한 뒤 정부에 영업제한 규제 중지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방역상황을 고려해 분향소를 지키는 인원은 1인으로 하려 했다.

경찰은 오후 1시부터 국회 앞 인도를 차단했다. 분향소 설치에 쓸 조화를 실은 배송 차량의 접근도 막았다. 분향소 설치를 위해 현장을 찾은 자영업자들에게 '국회 앞 도로와 인도는 집회 금지 구역이며 다수인이 공동의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집결하는 것은 미신고 집회'라며 경고방송을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분향소 설치를 위해 현장을 찾은 자영업자와 경찰 사이에 잠시 실랑이가 일었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설치가 지연되자 김기홍 자영업자 비대위 공동대표는 "이분(조화 배송 차량 기사와 업체)들에게 피해를 줄 수는 없다"며 조화 배송 차량을 다음 행선지로 떠나보냈다. 결국 국회 앞 분향소 설치 시도는 무산됐다.

상황이 마무리된 뒤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오늘 중 여의도 인근 다른 장소에 분향소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대표는 "죽어가신 분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분향소를 설치하려 한 건데 이것조차 막는 게 인간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며 "2시간 안에 여의도 안에 분향소 설치를 시도할 것이고 이마저 안 되면 광화문이든 서울시청이든 오늘 중으로 분향소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분향소 설치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막고 있는데 이것이 불법이라면 형사처벌을 감수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 비대위는 이후 분향소 설치 장소를 찾기 위해 조화 등을 실을 차량을 새로 수배해 서울시내를 떠돌고 있지만 경찰이 이를 막기 위해 따라다니고 있어 설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 김기홍·이창호·조지현 전국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 공동 대표(왼쪽부터)가 16일 오후 여의도에서 최근 생활고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자영업자들을 추모하고 정부에 영업제한조치 철폐를 촉구하는 합동 분향소를 국회 앞에 설치하려다 무산되자 이후 계획에 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참여연대, 민변 등 시민사회단체는 서울 종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에 △ 집합금지, 제한, 피해업종 대상 추가 긴급재정지원 △ 코로나 종식 이후로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 △ 임대료 분담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한상희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은 "우리 헌법에는 국민의 안전과 자유를 보장한다고 적혀있는데 자영업자의 안전과 자유는 코로나가 아닌 국가의 방역조치와 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의 부재로 무너졌다"며 "방역 조치는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이로 인해 재산권이 침해되고 일상이 무너진 사람이 있다면 정당한 보상을 하는 것 역시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정부 관료들이 말하는 재정건전성은 국민의 안전과 자유를 위한 부차적인 수단에 불과하다"며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재정건전성이라는 독단적인 논리에 휩쓸리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에게 필요한 시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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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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