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민 "유승민의 '공정소득'은 '낙인' 찍는 일, 새로운 게 없다"

"'기본소득'은 21세기 세계적 화두…팬데믹 상황에서 안정적 쿠션 역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정책인 '공정소득'을 띄우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을 "사기성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자,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소득은 '낙인'을 찍는 일"이라며 "기존 복지 정책보다 새로운 게 없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승민 전 의원의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당 강령에 '기본소득'을 버젓이 올려놓은 국힘당(국민의힘)에서 자꾸 기본소득을 비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 전 의원의 '공정소득'은 소득이 많은 사람들에게 거둔 세금으로 저소득층, 빈곤층에게 보조금을 드리자는 것"이라며 "이런 걸 '시혜적'이라고 한다. '유능하고 잘난 내가 무능하고 게을러 가난한 너에게 은혜를 베푼다'는 의미다. 이런 식의 복지는 '낙인'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교 교수가 지난 4월 경기도가 주최한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 기조연설에서 밝힌 "기본소득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자산조사 급여(대상 선정 프로그램)를 통한 수치심을 주는 일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이 의원은 '공정소득과 기본소득 중 어느 정책이 저소득층, 빈곤층 등 어려운 분들을 더 위하는 정책인가'와 관련해 "유 전 의원의 공정소득은 가난에서 벗어나면 받을 수 없다"며 "가난에서 벗어날 의지를 갖지 못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의원은 또 '공정소득과 기본소득 중 어느 정책이 경기진작 효과가 더 큰가'라는 문제에 있어 지난해 전 국민에게 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 당시 "지니계수가 개선됐다"며 "보편적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을 때 자영업자들과 시장 상인들은 명절 대목 같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공정소득은 새로운 게 없다"며 "현재의 대상 선정 복지 프로그램과 무슨 차별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기본소득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감소를 대비하는 것"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면 소득이 줄고, 소득이 줄면 소비가 사라지는 상황을 대비하는 가장 효율적인 정책이 기본소득"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의 말을 인용해 "오늘날의 보편 기본소득은 사회 복지프로그램계의 '잇(it) 아이템'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우아한 단순함이 있으며, 실리콘 밸리 기업가, 미디어 거물, 일부 철학자와 경제학자, 독특한 정치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이 개념은, 20세기 중반에 '복지국가' 개념이 그랬던 것 만큼이나 '모던'하다"고 했다.

국내 학자들 역시 보편적 복지 정책인 '기본소득'이 21세기 화두라고 주장했다. 김찬휘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부소장은 "기본소득의 가장 중요한 원칙인 '조건 없음의 원칙'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노동소득이 있건 없건 적건 많건 기본소득 액수는 변하지 않는다"며 누구든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큰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기본소득'은 안정적인 쿠션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구 서울대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을 담은 미국의 대표적 보수 경제학자 맨큐(N. G. Maniw)의 책 <Combating Inequality> 내용을 소개하며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식은 말도 안 되는 진보진영의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보수의 아이콘인 맨큐는 선별적 지원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전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더 낫다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점과 관련한 그의 논리는 반박하기 힘들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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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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