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년 "왜 부끄러운 부모와 어른이 돼야 하는가"

일곱번째 세월호 참사 기억식, '약속' 이행 강조한 유가족과 생존자들

"'기억, 책임, 약속' 저는 약속이라는 말 안에 기억과 책임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 진상규명하겠다는 약속 꼭 지켜주세요."

세월호 참사 당시 안산 단원고 2학년 1반 학생이었던 생존자 25살 장애진 씨는 16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매해 '기억, 책임, 약속'이라는 다짐과 함께 열려온 세월호 기억식 일곱 번째 자리에서 세월호 피해자와 가족이 강조한 것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약속'의 이행이었다.

▲ 16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안산 단원고 2학년 1반 학생이었던 생존자 장애진 씨가 '약속의 편지'를 읽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더 늦기 전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약속을 이행해달라"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정부와 국회를 향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참사로 아이들을 하늘로 더나보낸지 벌써 7년이 됐다"며 아무리 둘러봐도 사방으로 찾아봐도 내 목숨 같은 우리 아들딸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학교 다녀왔습니다' 하고 집으로 들어올 것만 같은데, 눈에 선한데, 꿈속에서라도 그랬으면 좋겠는데"라고 한 뒤 "엄마 아빠가, 어른들이 진상규명하고 명예회복해줄 줄 알았는데 7년이 된 지금까지도 '왜 안 되고 있냐'고 말할 것 같아 아이들 눈을 볼 수가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왜 부끄러운 부모와 어른이 돼야 하는 걸까"라고 물으며 "그건 대한민국 국민 304명이 한 명도 구조 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었는데 침몰과 구조가 되지 않은 이유를 명백하게 밝히지 못했고, 검찰 특별수사단이 '구조 책임자는 아무 죄가 없다'는 부실 수사 결과를 내고 피해자뿐 아니라 국민도 납득할 수 없는 해경 지휘부 전원 무죄 재판 결과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께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더 늦기 전에 그동안 누누히 천명한 진상규명 약속을 실행해달라.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공정하고 엄정한 새로운 수사를 시작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여당은 국민이 만들어준 180석 의미를 깊이 성찰해야 한다"며 5년만에 세월호 기억식에 참석한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그동안 세월호 참사에 미온적이고 발목 잡던 태도를 쇄신하고 변화해 아픔의 공간과 국민 통합에 나서겠다는 제1야당을 피해자와 국민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내년 8주기 기억식에서는 우리 피해자 가족은 물론이고 함께 싸워주신 국민도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을 외치지 않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304명의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추모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뒤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보고 싶은 마음을 전하는 짧은 편지를 울먹이며 낭독했다.

▲ 16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에서 한 참석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단

정세균 "정부는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

이날 기억식에는 정부를 대표해 정세균 국무총리가 추도사 영상을 보냈다. 유은혜 교육부총리,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 관계 장관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 지방자자치단체 대표자도 추도사를 했다.

정 총리는 "어느덧 일곱 해가 흘렀지만 그날의 슬픔은 여전히 날카롭고 아프게 다가온다"며 "참사로 희생된 304분의 명복을 빌며 상처를 안고 계신 피해자와 유가족께도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안전한 대한민국은 세월호가 우리 모두에게 남긴 큰 숙제"라며 "우리는 별이 된 아이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정 총리는 "그러나 세월호의 진실은 아직도 바다 깊은 곳에 있다"며 "정부는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지사는 "세월호 참사 의혹을 남기지 말자는 유가족의 호소는 더나은 오늘과 내일을 만들기 위한, 모두가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처절한 외침"이라며 "부족한 것이 있다면 채워넣으면서, 느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져버리지 않도록,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그날까지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모든 국민이 안전한 나라, 국가가 국민을 앞장서 지키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에 주저하지 않고 자신있게 답할 수 있을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세월호 기억식은 방역지침에 따라 피해자 가족을 위주로 99명이 준비된 의자에 앉은 채 열렸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기억식을 찾은 시민들은 식장 주위에 둘러쳐진 안전선 밖에 자리했다.

기억식이 끝난 뒤에는 4‧16 생명안전공원 건립 선포식이 진행됐다. 416 생명안전공원은 정부와 안산시가 안산 화랑유원지에 2024년까지 완공하기로 한 세월호 추모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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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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