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도중 추락해 머리를 다친 노동자가 한 시간 가량 방치됐다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게다가 방치 이후, 응급차가 아닌 건설 현장 관리자의 승용차로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A씨는 22일 '고인을 방치한 현장 관리자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한다'는 내용의 고소장과 함께 사고 사실을 제보했다.
A씨가 제보한 고소장에 따르면, 사고 경위는 다음과 같다.
고인인 김모 씨는 지난 1일, 경북 칠곡면의 한 공장 내에서 접이식 사다리에 올라 약 3.5미터 높이에서 H빔 상판 수평 조정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머리를 크게 다쳤다.
사고 당시 고인은 안전모, 안전대를 지급받지 못했고, 건설 현장에 고소 작업을 위한 발판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 졌다.
김 씨의 동료 B씨는 사고를 목격하고 "사람이 떨어졌다. 빨리 119에 신고를 해달라"고 응급구호 조치를 요청했다. 그러나 현장 관리자 C씨는 '조금 있으면 깨어난다', '조금 있으면 정신이 돌아온다'는 등 말을 하며 김 씨를 방치했다.
이후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온 김 씨의 동료들이 C씨에게 "왜 이때까지 이렇게 방치해 두느냐"고 항의했다. C씨는 그제야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해 김 씨를 사고현장으로부터 20여 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구미 강동병원에 후송했다.
사고 발생 두 시간여 뒤에야 응급조치를 받게 된 김 씨는 입원 중이던 지난 10일 결국 숨졌다.
A씨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평소에 건강하셨는데 수술 한 번 받지 못하고 갑자기 돌아가셨다"며 "처음 갔을 때부터 병원에서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병원에) 일찍 가서 수술이라도 해볼 수 있었다면 이해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원통해했다.
A씨는 "관리자는 CCTV로 확인되는 것과 달리 '아버지가 걸어서 차에 탔다'고 거짓말도 했다"며 "C씨가 강력하게 처벌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A씨는 향후 검찰에 C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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