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文대통령 왜 아무 말 안하나...직접 입장 밝혀라"

주호영 "최소한 대북규탄결의안이라도 채택해야"

북한군에 의한 어업지도원 피격 사망사건과 관련, 국민의힘이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긴급현안질의 개최 요구를 사실상 거둬들이며 본회의에서 대북규탄결의안만이라도 채택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28일 당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은 국민 생명 보호 책임이 있다'는 얘기를 과거에 누누이 해왔다. 그런데 왜 유독 이번만은 아무 말 않고 계시나"라며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나와 이 사태의 전말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정식 요청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 정부가 왜 유독 북한에 대해 관대한 입장을 취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개성에서 연락사무소가 폭파됐을 때도 정부는 모호한 태도를 취했고, 이번 사태 역시 똑같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전에 (발포 예정) 사실을 인지하고도 정부가 아무 대책을 취하지 않은 것 같다"며 "배경을 짐작하건데,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앞에 놓여있기 때문에 혹시 이 사태가 유엔 연설에 어떤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빚어지지 않았나"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청와대 앞 릴레이 1인 시위에 이어, 이날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당 소속 의원 전원이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규탄대회 형식의 의원총회를 여는 등 여론전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석상에서 본회의 개최 건으로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국회) 본회의를 열어 최소한 대북규탄결의안이라도 채택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민주당이 긴급현안질문(개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정조사, 국정감사를 통해서라도 국민 생명은 소중하고 대통령은 이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것을 밝히겠다"고 했다.

여야는 전날까지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의를 통해 28일 대북규탄결의안 채택을 위한 본회의 개최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국민의힘 측이 이번 사태에 대한 본회의 긴급현안질의를 열자고 주장하고 민주당이 이를 거부하면서 본회의 전망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나온 주 원내대표의 이날 오전 발언은 사실상 긴급현안질의 요구를 철회하고 결의안만이라도 채택하자고 한 것으로 읽힌다.

주 원내대표는 현안질의 필요성을 재차 주장하면서도 "민주당이 (북한의) '사과문'도 아닌 '미안문' 이후 결의안도 채택 못 하겠다고 본회의를 거부하고 있다"며 어쩔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비대위 회의에 앞서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본회의를 열어 대북규탄공동결의안을 함께 채택하자. 긴급현안질의도 함께 해야 하지만, 만약 민주당이 거부한다면 긴급현안질의는 계속 논의하자"고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전날까지 합의되지 못했던 '원 포인트' 본회의가 이날 전격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날 여야 합의가 무산된 이유에 대해서는 민주당 측에서도 "야당에서 '긴급현안질의 없는 결의안 채택은 안 하겠다'고 통보해 논의가 중단됐다"(27일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라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변화된 태도와 관련, 이날 오전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일관되게 국회 차원의 대북규탄결의안 채택을 요구했고, (그 입장은) 현재도 유효하다"며 "오전 중 최대한 원내수석 간 회동을 통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민주당 입장을 잘못 이해한 것 같다"며 "저희는 결의안 채택은 계속 요구하고 있고, 다만 본회의 긴급현안질의는 현재 상황에서 불필요하다(는 입장)"라고 야당의 공세를 반박했다. 그는 현안질의가 불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에서 외통위·정보위·국방위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는 중이고 필요하면 국정감사에서도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대북 결의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진상 규명을 위한 공동수색·조사 등 내용이 빠져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 그 수정을 위해 원내수석 간 회동을 제안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날 김영진 수석도 이와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속하게 두 번에 걸쳐 사과(하는) 성명을 냈기 때문에, 변화된 상황을 잘 반영해서 국회 차원의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