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김정은 친서 공개 "깊은 동포애...남녁 동포들에 진심을"

피격 사건 전 주고받은 친서, 방역 협력 타진 차원

청와대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를 공개하며 두 지도자 간 신뢰 관계를 강조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 간 친서 내용을 공개했다. 서 실장은 앞서 북측이 연평도 피격 사건을 사과하는 통지문을 보낸 사실을 밝히면서 최근 남북 두 정상 사이에 친서가 오갔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이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친서 전문을 공개한 것.

남북 정상은 친서를 통해 코로나19 대응과 태풍 피해 복구 등으로 인한 서로의 노고를 위로했다. 지난 8일 문 대통령이 먼저 북 측에 전달했고, 나흘 뒤인 김 위원장이 답신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보낸 서신에서 "김 위원장의 생명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국무위원장께서 재난의 현장들을 직접 찾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로하고, 피해 복구를 가장 앞에서 헤쳐 나가고자 하는 모습을 깊은 공감으로 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무너진 집은 새로 지으면 되고, 끊어진 다리는 다시 잇고, 쓰러진 벼는 일으켜 세우면 되지만, 사람의 목숨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으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라면서 "우리 8천만 동포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우리가 어떠한 도전과 난관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장 근본"이라면서 생명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일이 위태로운 지금의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이라면서 "국무위원장께서 뜻하시는 대로 하루빨리 북녘 동포들의 모든 어려움이 극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답신을 통해 "오랜만에 나에게 와닿은 대통령의 친서를 읽으며 글줄마다에 넘치는 진심어린 위로에 깊은 동포애를 느꼈다"면서 "나 역시 이 기회를 통해 대통령께와 남녘의 동포들에게 가식 없는 진심을 전해드린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귀측지역에서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악성비루스(코로나19)확산과 련이어 들이닥친 태풍피해 소식에 접하고 누구도 대신해 감당해 줄 수 없는 힘겨운 도전들을 이겨내며 막중한 부담을 홀로 이겨내실 대통령의 로고를 생각해보게 되었다"면서 "대통령께서 얼마나 힘드실지, 어떤 중압을 받고 계실지, 얼마나 이 시련을 넘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계실지, 누구보다 잘 알 것만 같다"고 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께서 지니고 있는 국가와 자기 인민에 대한 남다른 정성과 강인한 의지와 능력이라면 반드시 이 위기를 이겨내실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굳게 믿는다"면서 "어려움과 아픔을 겪고 있는 남녘과 그것을 함께 나누고 언제나 함께 하고 싶은 나의 진심을 전해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통령께서 무거운 책무에 쫓기여 혹여 귀체 건강 돌보심을 아예 잊으시지는 않을가 늘 그것이 걱정된다"면서 "건강에 항상 특별한 주의를 돌리시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생명 존중’을 강조한 것은 지난 22일 유엔 연설에서 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제안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남과 북은 '생명공동체'"라면서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함께 노출되어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함께 협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역과 보건 협력은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과정에서도 대화와 협력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방역·보건협력체 제안에 앞서 공동 방역에 대한 북측의 의지를 파악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눈 친서 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친서 전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 귀하

코로나 바이러스로 너무나도 길고 고통스러운 악전고투의 상황에서 집중호우, 그리고 수차례의 태풍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에게 큰 시련의 시기입니다.

나는 국무위원장께서 재난의 현장들을 직접 찾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로하고, 피해 복구를 가장 앞에서 헤쳐 나가고자 하는 모습을 깊은 공감으로 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무위원장님의 생명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합니다.

무너진 집은 새로 지으면 되고, 끊어진 다리는 다시 잇고, 쓰러진 벼는 일으켜 세우면 되지만, 사람의 목숨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으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입니다.

우리 8천만 동포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우리가 어떠한 도전과 난관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장 근본일 것입니다.

매일이 위태로운 지금의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입니다.

부디 국무위원장께서 뜻하시는 대로 하루빨리 북녘 동포들의 모든 어려움이 극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국무위원장님과 가족분들께서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2020년 9월 8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은 국무위원장 친서 전문>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귀하

대통령께서 보내신 친서를 잘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나에게 와닿은 대통령의 친서를 읽으며 글줄마다에 넘치는 진심어린 위로에 깊은 동포애를 느꼈습니다.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 감사히 받겠습니다.

나 역시 이 기회를 통해 대통령께와 남녘의 동포들에게 가식없는 진심을 전해드립니다.

최근에도 귀측지역에서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악성비루스확산과 련이어 들이닥친 태풍피해 소식에 접하고 누구도 대신해 감당해줄수 없는 힘겨운 도전들을 이겨내며 막중한 부담을 홀로 이겨내실 대통령의 로고를 생각해보게 되였습니다.

대통령께서 얼마나 힘드실지, 어떤 중압을 받고 계실지, 얼마나 이 시련을 넘기 위해 무진애를 쓰고계실지, 누구보다 잘 알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나는 대통령께서 지니고있는 국가와 자기 인민에 대한 남다른 정성과 강인한 의지와 능력이라면 반드시 이 위기를 이겨내실것이라고 마음속으로 굳게 믿습니다.

어려움과 아픔을 겪고있는 남녘과 그것을 함께 나누고 언제나 함께 하고싶은 나의 진심을 전해드립니다.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릴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대통령께서 무거운 책무에 쫓기여 혹여 귀체 건강돌보심을 아예 잊으시지는 않을가 늘 그것이 걱정됩니다.

건강에 항상 특별한 주의를 돌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남녘동포들의 소중한 건강과 행복이 제발 지켜지기를 간절히 빌겠습니다.

진심을 다해 모든이들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녀사님께서 항상 건강하시고 무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2020년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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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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