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법정에서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는 9일 미국 도박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 사건의 첫 공판을 열었다.
양 전 대표 등은 2015년 7월부터 2019년 1월 사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카지노에서 20여 차례에 걸쳐 총 4억여 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에 의해 약식기소됐다. 재판부는 '사건 내용상 서면 심리로 판단하기는 부적절하다'며 정식 재판을 열었다.
양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검찰 측 증거 일부를 부인하면서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를 받은 YG의 자회사 YGX 공동대표 김모 씨와 이모 씨 등도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에서 "단순 도박 사건인데 증거가 이렇게 많냐"며 양 전 대표가 상습 도박이 아닌 단순 도박 혐의로 기소된 데 의문을 표했다. 검찰은 "판례와 법리를 검토한 결과 상습성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의 수사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안다"며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경찰은 양 전 대표에게 상습 도박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단순 도박 혐의로 기소했다. 법상 도박죄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상습 도박의 처벌 조항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이다.
재판부는 "이 정도 수사 증거기록이 있는 상태에서 단순 도박 혐의로 기소된 데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선고기일을 잡지 않고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양 전 대표는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아이돌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의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공익제보자 A씨를 회유·협박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양 전 대표가 최대 주주인 홍대 앞 주점 법인 대표이사가 횡령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양 전 대표는 이날 취재진으로부터 "상습도박 혐의는 여전히 부인하느냐", "비아이 마약수사 무마 의혹을 인정하느냐", "홍대 주점 횡령 의혹을 알고 있었냐"는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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