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검언유착 사건, 윤석열도 관련 가능성 높다"

"제식구 감싸기 아닌 자기 감싸기…한동훈 '관심 없다'? 거짓말"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의 한 당사자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건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이사장은 다만 '추측'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유 이사장은 24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인터뷰에서 "윤석열 총장도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의 반대와 법무부의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검사를 여러 명 차출해서 (신라젠 관련 수사를 하던) 서울남부지검에 배치한 것, (한동훈-이동재) 녹취록에 나오는 '그때 말씀하신 것도 있어서 회사에 올려봤다'는 (이동재 기자의 말이 의미하는) 게 2월 6일이라는 것" 등의 정황과 "한동훈 검사는 윤 총장의 최측근이고, 오랜 동지이고, 조국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고, 제일 중요한 참모이지 않느냐"는 점을 근거로 들며 "그러니까 이것은 상당히 개연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라디오 진행자가 '이 일련의 과정을 윤 총장이 최소한 인지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인가'라고 확인성 질문을 하자 유 이사장은 "저는 인지 정도를 넘어서서 더 깊이 개입돼 있지 않나 하는 의심도 좀 한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윤 총장이 이끄는 대검이 한 검사장의 혐의는 죄가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라 '자기 감싸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유 이사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밀실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모든 사실관계를 다 드러내는 건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고생물학자들이 뼈 몇 조각 가지고 티라노사우루스 모양 전체를 추측해 내는 것처럼 할 수밖에 없다"고 전제를 달았다. "사실은 아주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것밖에 없고, 그래서 이게 사실인지 여부를 확정해야 된다"고도 했다.

유 이사장은 전날 음성녹음파일 원본이, 그에 앞서 녹취록 전문이 공개된 '한동훈-이동재 대화록'에 대해 "빈 총도 맞으면 기분 안 좋은데 제가 사실 아무것도 한 일이 없이 관련자가 됐다"며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윤 총장이나 한동훈 당시 반부패강력부장은 '조국 사태' 와중에 제가 <알릴레오>를 진행했을 때 대검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했다"며 "제가 매주 윤 총장의 언행과 검찰의 행태에 대해서 지적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했고 '관심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공개된 대화록에서 한 검사장은 이 기자에게 "유시민 씨가 (신라젠과 관련해) 어디서 뭘 했는지 나는 전혀 모른다", "그 사람 정치인도 아닌데 뭐", "관심 없다. 그 사람 밑천 드러난 지 오래됐지 않느냐" 등의 말을 한다. 유 이사장은 이를 '거짓말'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관심 없는 게 아니고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얘 이대로 놔두면 안 될 것 같다. 뭔가를 찾자'고 해서 노무현재단 계좌도 뒤진 것 같고, 하다하다 '증거를 가지고 뭘 할 수 없으니까 증언으로 엮어보자'고 해서 이철 씨를 데려다가 미결수로 만들어서 추가기소 건 가지고 압박한 것"이라며 "이 씨를 더 어떻게 법적으로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검찰이 이미 수단을 갖고 있었고, 그것을 이동재에게 알려줬다고 본다. 저는 그래서 이 사건은 아웃소싱, 외주를 준 사건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또 대화록 마지막 부분에서, 채널A 기자들이 이 씨 관련 취재 상황을 길게 말하기 시작하자 한 검사장이 대화를 끊으며 "지금은 어디 계신 거냐"고 한 데 대해 "숙소를 물어보잖아요? 저는 그날 저녁에 또 만났을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고 본다. 그래서 (채널A 측이 한 검사장에게) '컨펌(확인)'을 받고 그 다음날 (이동재가 이철에게) 편지를 보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대화록 마지막 부분의 실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이동재 : 제가 사실 교도소에 (있는 이철에게) 편지도 썼거든요. 당신 어차피 쟤네들이 너 다 버릴 것이고….

한동훈 : 그런 거 하다가 한 건 걸리면 되지.

이동재 : 14.5년이면 너 출소하면 팔순이다.

후배 기자 : 가족부터 찾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동재 : 집을 보니까 옛날에 양주, 의정부 이쪽에다가 막 10개 씩 사고 이랬었는데 지금 다 팔고.

후배 기자 :(이철) 와이프만 찾아도 될 텐데

한동훈 : 어디 계신 거예요 지금은? 어디서 진치고 있어야 될 것 아니야.

이동재 : 일단 구치소로는 편지를...

한동훈 : 아니 지금 말이야. 지금 여기(부산).

이동재 : 아 지금이요. 저 방금 도착해서 방금 왔으니까. 뭐 근처 카페나 어디 있겠죠.

한동훈 : 내가 이제 좀 가야 해서.

이동재 : 아무튼 있다가 2시에(윤석열 부산고검·지검 격려방문 행사) 다시 뵙고

한동훈 : 그냥 뭐 (윤 총장과 부산지역 검찰 간부들이) 악수하는 거 사진찍으러 온 거 아니야?

이동재 : P(후배 기자) 통해서 3월에 한 번 연락드릴게요.

후배 기자 : 그때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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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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