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문중원 경마기수가 열악한 근무환경과 마사회 내부 비리를 폭로하고 유서를 남기고 숨진 지 반년 만에 노동청이 경마기수의 노조법상 노동자 지위를 인정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21일 부산경남경마기수노조가 제출한 노조설립 신고필증을 교부했다고 25일 밝혔다.
노동청이 지난 1월 경마기수노조가 제출한 설립신고서를 검토한 결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 노동자로 인정한 것이다.
그동안 기수 개개인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조합원으로 소속돼 있었지만 단체 노조가 없어 교섭권이 없는 상태였다.
노조는 "경마기수는 마사회와 조교사에게 노동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으며 업무상 지휘·감독 관계에 있음에도 노동자로서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다. 오히려 개인사업자라 하여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을 누리지 못한 채 노동자로서 권리를 배제당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마의 꽃이라 불리는 경마기수는 화려한 외면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한 고용과 극심한 수입 격차, 마사회와 조교사의 갑질 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경마기수의 열악한 현실은 문중원 열사의 죽음을 통해 사회적으로 알려졌으며 3개월에 이르는 투쟁이 전개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 결과 마사회 개혁의 필요성과 경마기수가 온전히 노동자로서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부산노동청의 경마기수에 대한 노조법상 노동자, 노동조합 설립 인정은 이에 대한 결실이다"며 신고필증 교부를 환영했다.
노조는 "이제 경마기수는 마사회와 조교사에 대한 단체교섭요구를 필두로 그동안 누려오지 못한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되찾을 길이 열렸다. 문중원 열사의 염원을 산자들이 현실에서 계속 이어나갈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마사회는 경마기수노동자들의 법적권한이 확인된 만큼 경마기수들의 노동권을 존중하고 권리보장에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며 "공공운수노조는 부산노동청의 부산경남경마기수노조 설립 인정을 환영하며 경마기수노동자들이 노동자로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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