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올해 5번째 중대재해 발생...하청업체 노동자 1명 사망

LNG운반선 파이프 용접 작업 중 질식, 노조 "안전관리체계 미비" 지적

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LNG운반선에서 파이프 용접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노동자가 질식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14안벽 LNG운반선에서 파이프(직경 80cm) 용접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A(34) 씨가 파이프 내부에 쓰려져 있는 것을 동료 직원이 발견했다.

▲ 사고가 발생한 파이프. ⓒ현대중공업지부

A 씨는 곧바로 구조된 후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날 오전 11시 57분쯤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노조는 해당 용접 작업이 파이프 안에 알곤가스를 채우고 바깥쪽에서 용접을 한 후 용접부위 점검을 위해 파이프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파이프 내부 환기를 충분히 하지 않고 들어갈 경우 산소부족으로 질실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

용접용 알곤가스에 의한 질식 사망사고는 지난 2012년 5월 30일 해양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용접 부위를 점검하려 파이프 안에 들어갔다가 질식해 사망한 사례가 있다.

알곤가스는 용접할 때 산소를 차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무색, 무취, 무독성이지만 공기보다 무거워서 밀폐공간에 들어갈 경우 산소부족으로 인해 질식사할 위험이 있음으로 충분히 환기하고 산소 농도를 측정한 후 작업해야 한다.

노조 관계자는 "5월 11일부터 20일까지 노동부 특별감독이 끝나자 곧바로 사고가 발생했다. 노조는 특별감독 중에는 작업을 제대로 시키지 않다가 감독이 끝남과 동시에 평소에 하던 작업방식으로 돌아갔던 사례가 있으니 현장 안전 작업이 이뤄질 때까지 특별감독 연장을 요구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에도 이를 무시한 결과 중대재해가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1개 작업을 하는데 2개 부서에 소속된 2개의 하청업체 작업자가 투입되면서 안전관리체계가 미비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는 노동조합이 다단계 하청 고용구조가 중대재해의 원인이라는 지적을 했지만 조합의 요구를 무시하고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이므로 그 책임은 고용노동부에게도 있다"고 사고가 발생한 LNG운반선에 대해 전면 작업중지를 요구했다.

한편 올해에만 현대중공업에서만 4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했지만 책임지거나 처벌받은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박호경 기자(=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