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치의 기준은 김근태…86세대 이은 정치 세대교체 희망"

[인터뷰] 허영 당선자 "기본소득 입법화로 '삶의 뉴딜' 이루겠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대통합의 밀알'을 자처하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던 2007년 6월 12일, 기자회견장 모퉁이에서 붉어진 눈을 감추려 연신 고개를 외로 꼬던 30대 젊은 보좌관이 50세 국회의원으로 돌아왔다.

민주당 계열 의원을 한 번도 허락하지 않던 척박한 춘천(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서 12년 동안 바닥을 다진 더불어민주당 허영 당선자다. 김근태 의장 사후 최문순 강원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어도 그는 여전히 김 의장을 "정치적 아버지"라고 부른다.

앞서 이인영 원내대표, 유은혜 교육부총리, 기동민 의원 등이 정치적 기반을 굳힌 데다 허영, 김원이(전남 목포), 박상혁(경기 김포을) 당선자 등이 21대 총선을 통해 속속 원내로 진입하면서 국회에 '김근태 정신'을 뿌리내릴만한 여건은 더 두터워졌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은 이미 민주당 내 최대 모임이다.

허 당선자에게 김근태 정신의 현재적 의미를 물었더니 "한반도 평화와 경제민주화"라고 답했다. 그 연장선에서 "기본소득 법제화"를 자신의 의정 목표로 여러 차례 강조했다.

"코로나19로 경제 대공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제적 동력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제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은 국민들에게 촘촘하고 든든한 안전망을 제공하기 위한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70년생으로 '86세대'의 막내벌인 허 당선자는 "86세대가 새로운 시대 담론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70년대 이후 세대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며 정치 세대교체를 준비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시 정무수석을 지낸 허 당선자는 박원순 시장과도 인연이 깊어 '박원순계'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는 "(박 시장이) 암울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 서울시장을 하며 어디에도 흡수되지 못했던 여러 인물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줬다"며 "그 인물들이 청와대 수석 등 여러 일을 맡아 문재인 정부가 빨리 안착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20년이 되어 가는 정치 경력이어도 신인은 신인. 큰 목표보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지역(춘천) 일에 매진하고 싶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는 "춘천을 호수국가정원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국가공원조성에관한법률을 추진해서 다양한 도시와 지자체들이 그린뉴딜, 그린SOC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김근태 의장에게 배운 대로, 정치가 말과 메시지로 이뤄진다고 하지만 그것이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되고 그 속에서 희망의 리더십이 채워지기를 바란다"며 "비판을 하더라도 논리와 근거를 갖춘 절제된 언어로 공감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거친 말로 유명세를 탔던 그의 상대 김진태 의원과는 다른 길이다.

다음은 허영 당선자 인터뷰 일문일답.


▲ 허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프레시안(최형락)

"이광재‧최문순이 뿌린 강원도 변화의 씨앗, 이제 균형추는 만들어졌다"

프레시안 : 70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이 춘천에서 당선자를 냈다. 3선에 도전하는 김진태 의원을 상대로 한 쉽지 않은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은?

허영 : 솔직히 제가 잘했다기보다 김진태 의원이 너무 못했기 때문이다. 김진태라는 정치인이 '보수의 아이콘' 같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춘천 선거가 전국적인 관심과 화제의 지역이 됐다. 김진태로 상징되는 보수 정치의 아젠더, 선거 전략, 유권자에 대한 태도 등에 대한 평가가 승리의 주된 요인이라고 본다. 김 의원은 과거에 얽매여서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거 와중에도 사회주의, 공산당 프레임 등 50~60년 전의 구태를 들고 나왔다. 보수 진영의 전국적인 현상을 춘천에서 명확히 심판했다고 생각한다.

또 8년 간 김진태 의원에게 춘천을 맡겨 놨더니 당권 도전 등 사적 욕심만 추구하는 정치행보를 보였을 뿐 지역 현안을 내팽개쳤다. 강원도 도청소재지가 춘천이다. 원주, 강릉 같은 강원도의 다른 큰 도시들은 발전하는데 춘천은 경제가 침체되고 뒤쳐졌다. 유권자들의 지역 발전 요구가 집권여당 후보를 선택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김 의원이 걸어온 이력이나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인물로 교체하자는 요구가 있었다. 집권여당 후보로서의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고, 12년 동안 지역을 떠나지 않고 탄탄히 준비해 온 허영을 선택하자는 민심의 결과라고 본다.코로나19 때문에 여당의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주려 한 이번 선거의 특수성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한국의 성공적인 방역시스템에 대한 칭찬이 있을 정도로 문재인 정부의 대응에 국민들이 안정감을 느낀 게 총선 승리에 크게 작용했다.

프레시안 : 전국적으로는 민주당이 180석을 얻어 압승을 거뒀지만, 강원도는 여전히 민주당의 약세다(※강원도 지역구 8석 중 민주당 3석, 미래통합당 4석, 무소속 1석). 전통적으로 영남권과 동조화되는 경향을 보였던 곳인데, 이번 선거를 강원도 정치지형이 변화하는 시발점으로 봐도 될까?

허영 : 강원도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변화의 싹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당선됐고, 최문순 도지사가 내리 3선 했다. 그렇지만 국회의원 선거에선 구도를 바꿔내지 못했다. 큰 인물에 대한 기대심리와 맞물려 민주당 도지사들이 지역에서 섬기는 리더십을 통해 인정받은 점이 이번 총선으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

국경과 인접한 강원도는 안보 불안 심리가 강해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인구 비율도 어르신들이 많다. 국회의원 선거는 그런 프레임이 작용되는 영역이라 보수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광재·최문순 지사를 겪으면서 이제는 민주당에도 맡길 만하다는 평가가 작동하는 것 같다. 강원도 전체 의석 8석 중 춘천, 원주권에서 민주당이 3석을 얻어 균형추는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김근태 정신의 핵심 가치는 한반도 평화와 경제민주화"

프레시안 : 정치 입문 과정부터 고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불가분의 관계다. 허 당선자가 내면화한 김근태 정신의 핵심은?

허영 : 김근태 의장은 저에게 정치적 아버지다. 그분에게 배운 정치 철학과 원칙은 제가 정치하는데 있어 늘 기준과 지표가 된다. "정치는 희망을 주는 직업이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 김 의장은 군사독재 시절에도 '희망은 힘이 세다'는 철학으로 혹독한 고문을 견뎌내셨다. '민주주의자 김근태'라고 국민들이 붙여준 호칭처럼, 원내대표와 당 의장 시절 정당과 국회에 민주적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양심선언을 한 일이 우리 정치를 보다 깨끗하게 만들었다. 김근태의 양심선언 전과 후 정치자금 영역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 것이다. 김 의장의 정치를 보고 배우면서 저 역시 정치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희망의 리더십이어야 한다고 되새겨왔다.

프레시안 : 김근태 정신을 공유한 이들이 현재 추구하고 있는 집단적 목표가 있다면?

허영 : 김 의장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계파적 의미는 완전히 사라졌다. 다만 많은 분들이 함께 하고 있는 민평련을 가치연대라고는 할 수 있겠다. 핵심 가치는 한반도 평화와 경제민주화다. 이 두 가지 가치는 김 의장이 평생의 정치적 사명으로 가졌던 것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분명하게 보여주는 정치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는 말할 것도 없고, 코로나19로 경제 대공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제적 동력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제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은 국민들에게 촘촘하고 든든한 안전망을 제공하기 위한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민평련 의원들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는 선두에 있다고 생각한다. 민평련이 깨지면 우리 당의 정체성도 전반적으로 깨질 가능성이 있다. 그런 면에서 민평련이 가치적 구심점은 있다고 본다. 며칠 전 민평련 당선자 27명이 모여서 마석모란 공원 참배하기도 했는데, 민평련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분들이 꽤 많다.


▲ 허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기본소득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법안을 낼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구상인가?

허영 : 12년 전 처음 출마할 때부터 기본소득법을 만들겠다고 공약으로 표명한 바 있다. 전국민에게 일률적으로 얼마의 비용을 지급할 것인지는 시스템 재정비를 통해 이루어질 최종 목표다. 현실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생애주기별로 제공되는 수당체계와 4대 연금에 대한 재설계와 개혁, 세원 발굴, 예산지출 구조 개혁 등 시스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출산과 육아수당, 청년수당, 어르신들이 받는 수당 등 생애주기별 수당을 바탕으로 조건 없이 공평한 기본소득으로 나아가는 단계적 과정을 밟아야 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없애거나 세출구조에 대한 개혁과 소득 구간에 대한 추가적 설계 등 전체적인 재설계를 해나간다면, 금액이 얼마이더라도 공평한 기본소득으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프레시안 : 정치권이 기본소득을 말하기에 앞서 증세의 불가피성에 대해 먼저 솔직해져야 하지 않을까?

허영 : 증세를 한다고 말하면 저항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증세가 필요한 계층과 소득구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세밀한 증세방안을 마련해야한다. 증세 그 자체로 접근하면 조세저항이 반드시 생길뿐더러, 증세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도 없다. 오히려 불필요한 세출구조를 혁신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영세 소상공인부터 기업하는 사람들까지 고용 유지가 중요한 시점인데 증세를 말할 수는 없다.

프레시안 : 언론이 박원순계로 분류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나?

허영 : 그렇지 않다. 저에게 큰 역할과 경험을 주신 분이고, 그 경험을 토대로 제가 당선됐다. 다만 이 역시 계파적으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제가 초선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춘천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하다보면 정치적 성장의 다른 계기들은 천천히 오지 않을까 싶다. 춘천시민들은 춘천계라고 하더라.

프레시안 : 당선 뒤 박원순 시장과 전화로라도 축하 인사를 나눴나?

허영 : 당연히 했고 뵙기도 했다. 시장님께서 '정말 잘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박원순 시장과 함께했던 분들이 이번에 꽤 많이 당선됐다. 서울시라고 하는 수도의 행정을 통해 인물들을 많이 키우셨다. 그런 부분이 고맙고 큰 역할을 하셨다고 생각한다. 암울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서울시장 역할을 하시면서 어디에도 흡수되지 못했던 여러 인물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줬다. 박근혜 탄핵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며 그 인물들이 청와대 수석 등 여러 일을 맡아 문재인 정부가 빨리 안착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프레시안 : 이낙연 전 총리는 어떤 경위로 후원회장이 됐나?

허영 : 후원회장을 꼭 맡아주셨으면 한다고 제가 요청드렸다. 춘천 선거가 절실하니까. 코로나19대책위원장,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국무총리를 역임한 대권주자로 신망도 두터운 분 아닌가. 힘 있는 집권여당을 상징하는 그분의 지원을 받고자 모셨고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됐다.


▲ 허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프레시안(최형락)

"위로와 공감의 언어로 희망의 리더십 보이는 정치하겠다"

프레시안 : 70년생, 89학번으로 엄밀한 '86세대'는 아니지만, 86세대의 정서를 공유하고 있을 텐데, 최근 86세대의 명암에 관한 사회적 논의를 어떻게 생각하나?

허영 : 제가 소위 말하는 '낀' 세대다. 86세대와 N세대, X세대의 교차로에 있는 세대다. 모든 세대에는 공과가 있다. 86세대는 민주화 이행의 세대다. 기득권을 가진 세대라고만 평가할 수는 없다. 분명히 민주화 이행기 세대로서 역사적 공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기득권의 문제는 이번 총선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됐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좋은 리더십과 협치 리더십으로 미완의 과제들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다만 이 세대는 새로운 세대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 세대들이 전면에 나설 수 있게끔 징검다리를 놔줘야 한다. 그럴 수 있느냐에 따라 86세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 저는 낀세대로서 70년대 이후 세대 당선자들과 함께 새로운 정치 문화와 과제를 공부하고 새로운 정치를 해 나갈 생각이다.

프레시안 : 민주화 운동에 관한 세대적 경험 때문이겠지만, 정치의 주류가 된 뒤에도 86세대 특유의 보수정치에 대한 적대성이 대결적 정치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허영 : 그런 면에서는 부족함이 있다고 본다. 지금 청년 세대는 전혀 다른 가치와 문화, 세대적 공감의식을 가졌다. 따라서 86세대가 새로운 시대 담론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다. 선배 세대의 누군가가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에 나서고자 한다 해도 후세대들에 대한 공감 없이는 절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제 나이가 50인데, 70년생 이후 젊은 세대들과 정치 뉴딜을 일궈보고 싶다. 당 차원에서도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입법시도를 하겠지만, 상시국회를 만들고 불출석 의원들에 대해선 세비 반납을 하도록 해야 한다. 국회 윤리위원회의 처벌규정을 강화해 막말을 하거나 싸움하지 못하도록 봉쇄해야 한다. 나아가 국민소환제, 국민입법발의제를 도입해 새로운 정치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70년대 이후 세대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면서 정치 세대교체를 준비해나갈 계획이다.

프레시안 : 사회적 주류가 된 86세대의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조국 사태의 본질을 뭐라고 보나.

허영 :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저는 조국 사태를 그렇게 바라보고 대처해 왔다. 공정의 문제가 부각된 측면도 있다. 그 문제를 피해갈 수는 없다. 하지만 검찰·사법개혁을 통해 민주화를 완성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프레시안 : 윤석열 검찰총장을 필두로, 개혁에 대한 검찰의 조직적 반발이다?

허영 : 그렇다. 검찰·사법 권력은 이 사회의 마지막 기득권이다.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넘어, 헌법정신을 유린한 마지막 기득권이다. 이걸 여실히 보여준 사태가 조국 사태였다. 조국 전 장관과 그 가족들의 문제는 이제 사법적 판단의 문제로 남겨져 있다. 공정성 문제는 사법적으로 판단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검찰개혁·사법개혁의 문제가 뒤덮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21대 국회 전반기와 문재인 정부 후반기가 겹친다. 검찰 개혁이 21대 국회에서도 여전히 우선순위에 놓여야 한다고 보나?

허영 : 무엇보다 지금은 코로나19 극복이 최우선이다.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후폭풍이 어떻게 올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걸 극복하기 위한 입법 과제들을 가장 먼저 처리해 나가야 한다. 나아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곧 설치될 텐데, 그에 따른 검찰개혁 사법개혁 문제도 남아있다고 본다. 다만 순차적으로 해야지, 열린우리당 시절 '4대 입법'처럼 딱 선정해놓고 하는 건 맞지 않다.

국민들이 만들어준 180석으로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세우고 코로나19 경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민주당이 뒷받침해야 한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라도 원팀을 만들어야 한다. 단결의 정치가 중요한 때다.

프레시안 : 다들 '원팀'을 강조하지만, 조국 정국과 이번 총선을 거치며 민주당에 친문 순혈주의가 강화됐다는 지적에는 어떤 생각인가. 예컨대 허 당선자와도 정치적 인연이 있는 금태섭 의원의 경선 탈락은 상징적이다.

허영 : 금태섭 의원의 탈락을 친문 순혈주의라고 보기는 무리다. 금 의원의 탈락은 아쉽지만, 경선 결과는 당원과 일반국민이 50%씩 반영된 것이다. 금 의원이 지역에서 당원들과의 소통에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 당의 당론이자 70% 국민들이 찬성하는 공수처법에 반대 목소리를 낸 부분도 오해를 낳은 것 같다.

프레시안 : 오랫동안 누군가를 보좌하던 입장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자신의 정치를 보여줘야 할 위치가 됐는데, 의정활동을 시작하며 세운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허영 : 춘천이 매우 어려운 지역이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지역 일에 매진하고 싶다. 정체된 춘천에 발전의 기반을 만들어놓고 싶다. 춘천을 호수국가정원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국가공원조성에관한법률을 추진해서 춘천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시와 지자체들이 그린뉴딜, 그린SOC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 그걸 위해 국토교통위에 배정받고 싶다.

또 국회의원의 특권을 줄이고 국민의 기본권과 행복권을 늘리는 정치를 해나가고 싶다. 김근태 의장에게 배운 대로, 정치가 말과 메시지로 이뤄진다고 하지만 그것이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되고 그 속에서 희망의 리더십이 채워지기를 바란다. 비판을 하더라도 논리와 근거를 갖춘 절제된 언어로 공감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

마지막으로는 우리 당이 코로나19 이후의 한국판 뉴딜을 기조로 입법과제들을 제시할 텐데, 나도 나름대로 남북평화를 통한 평화뉴딜, 기본소득법 같은 삶의 뉴딜을 펼 수 있는 입법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보려 한다.


▲ 허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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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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