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김종인, 비대위원장 수락…임기는 전당대회까지"

"28일 전국위에서 추대"…친황계 제외 모든 계파 부정적, 분란 예상

미래통합당 임시 지도부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공식화했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24일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공식적 요청을 드렸고, 김 전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심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논란이 된 비대위 활동기간에 대해서는 "당헌에 따라 '비상 상황이 종료된 후 소집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선출될 때까지'(로 하겠다)"고 했다.

심 대행은 "김 전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의결하기 위한 전국위원회를 오는 28일 화요일에 개최할 예정"이라며 "비대위원장 추대 과정은 철저히 당헌·당규 철차에 따른 것이며, 이것이 최고위원회의의 마지막 역할이 될 것"이라고 했다.

28일 전국위에서는 또 이와 함께 "전당대회 일자와 관련한 부칙 조항을 전국위원회에서 수정하는 개정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심 대행은 부연했다. 총선 전 이른바 '보수 통합'으로 마련된 통합당 당헌에는 "차기 전당대회는 2020년 8월 31일까지 개최한다"고 돼 있다.

다만 사실상 친황(親황교안) 그룹을 제외한 당내 모든 계파에서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최소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28일 전국위를 앞두고 당내 논란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재선 당선자(20대 국회 초선의원들) 15명이 회동을 갖고 '대안이 없다'며 김종인 비대위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모임 참석자는 친황 그룹으로 꼽히는 곽상도·정점식·추경호 의원과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당직을 맡았던 김성원(대변인)·송언석(사무부총장) 등이었다. 친박계로 평가되는 김석기·성일종·이양수 의원도 참석했다.

그러나 같은 친박계 내에서도 김태흠(3선·이하 선수는 21대 총선 기준) 의원과 총선에서 낙선한 김선동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태흠 의원은 지난 주말 가장 먼저 공개 성명을 내어 반대했고, 김선동 의원도 "외부 영입보다는 자강론"을 의총에서 주장했다.

'개혁 보수' 그룹 좌장인 유승민 의원도 전날 문화방송(MBC) <100분 토론>에 나가 "비대위를 한다고 해서 금방 답이 나오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가 왜 졌는지, 앞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가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유 의원과 가까운 조해진 당선자(3선)도 "(김종인 비대위는) 식민통치를 자처하는 것"이라며 전날 공개 성명을 냈다.

옛 친이계 정진석 의원(5선)도 "집 비우고 떠나는 사람이 인테리어는 꼭 고치고 떠나겠다고 우기는 형국"이라고 심재철 권한대행을 비판하며 반대 입장을 시사했고, 김영우 의원도 "전권을 갖는 비대위원장이라니, 조선시대도 아니고 참으로 비민주적 발상"이라며 "남에게 계속 맡기기만 하는 당에 미래가 있을까"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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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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