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드루킹 출판사' 절도 사과…민주당 역공

여당 "경찰 '봐주기' 의혹…배후 있는지 철저 수사해야"

민주당원 김모 씨(필명 '드루킹')의 인터넷 댓글 여론조작 사건이 정치권의 중심 의제가 된 가운데, 한 방송사 기자가 김 씨가 운영했던 출판사 건물에 무단 침입해 전자기기 등을 들고 나온 사건이 일어나 해당 방송사가 공식 사과했다.

<조선일보> 계열 종합편성 케이블방송 채널인 'TV조선'은 23일 메인 뉴스 앵커 브리핑을 통해 해당 사건이 자사 수습기자에 의해 저질러졌음을 밝히고 "고개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TV조선은 "경기 파주경찰서가, 드루킹이 운영하던 '느릅나무 출판사'에 지난 21일 무단으로 들어가 물건을 훔쳐 나온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A씨는 이번 사건 취재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던 상황에서 지난 18일 새벽 본사 수습기자에게 '자신이 이 건물 3층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공모 회원'이라고 소개하고 '자신이 건물주로부터 관리 권한을 위임받았으니 사무실에 같이 들어가자'고 제안, A씨와 함께 출판사 내부에 들어간 수습기자가 압수수색 이후 현장에 남아있던 태블릿PC와 휴대폰, USB 각 1개씩을 갖고 나왔다"고 밝혔다.

방송은 이어 "본사는 18일 아침 이 사실을 보고받고 수습기자에게 '즉각 원래 자리로 가져다 놓으라'고 지시했으며 반환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보도에는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방송은 "이에 대해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충실히 협조할 것"이라며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다. 아울러 드루킹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취재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 사건에 대해 백혜련 대변인 논평을 통해 "드루킹 사무실 침입 및 절도 건은 단순 절도 사건으로 보기엔 많은 의구심을 자아낸다"며 "경찰은 태블릿PC와 USB를 훔친 TV조선 기자는 놔두고, 양주·라면·양말 등을 훔친 A씨만 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어 "구속영장이 청구된 A씨보다 TV조선 기자의 혐의가 더 무거운 것이며 엄중히 처리해야 하는 것이 수사의 기본"이라며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애당초 TV조선 기자의 권유로 사무실에 들어갔다고 했다. 이같은 진술이 사실이라면 수습기자가 할 수 있는 행동이라 보기에 지나치게 과감하고 상식 밖의 행위인데도 경찰은 수수방관한 것이며 '봐주기 수사'를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집권 여당이 야당 성향 언론사에 대해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백 대변인은 "TV조선 기자가 태블릿PC와 USB를 들고 나온 바로 다음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태블릿PC'가 존재할지 모른다고 언급한 바 있고,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이 방송에 출연해 'TV조선에서 자료를 제공받고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며 "(이는) 단순 절도 사건이 아니라, 모종의 연결고리에 따라 발생한 사건으로 의심이 가는 대목"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백 대변인은 "김경수 의원을 희생양 삼아 누군가가 기획한 각본대로 이 사건이 움직이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을 '대선 불법댓글 조작 사건'으로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특검까지 도입해 수사하게 하려는 수사 유도'"라고 주장하고 "경찰은 모종의 연결고리를 비롯한 배후가 있는지 철저한 수사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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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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