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최대 관심 지역인 서울시장 선거는 두 번의 '3파전'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꾸준히 여론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3파전으로 치러진다. 여당 후보가 선출되고 나면, 야당 후보와의 본선이 예정돼 있다. 이 역시 3파전이 될 전망이 유력하다.
민주 시장후보, 박원순·박영선·우상호 일전
민주당에서는 먼저 현직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 도전에 나선다. 박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등 '현직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고 있으며, 후발 주자들과의 승부를 서두르지 않고 최대한 늦게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역 시장이 일찌감치 출마하면서 시장직을 사퇴한다면 행정 공백이 우려된다는 명분도 있다.
현행법으로 봐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있어서, 당해 지방자치단체장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경우"에는 선거일 9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규정(공직선거법 53조)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시장이 다음달 중순께까지 현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시장은 시정을 수행하는 중에도 지난 11일 소규모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내 박 시장의 대항마는 박영선·우상호 의원이다. 정봉주 전 의원의 경우 19일 '복당 불허' 결정이 내려지면서 자연스럽게 경선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꿈이룸학교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하고 서울시장 도전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성공시키는 강단 있는 서울시장", "사랑받는 첫 여성 서울시장"을 내세웠다.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BBK 의혹과 삼성 경영권 승계 등을 파헤치며 'MB 저격수', '삼성 저격수'로 쌓은 명성이 박 의원의 가장 큰 자산으로 평가된다. 박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과 정책 대결을 하고 싶다"며 "박 시장이 1기 시정은 잘 했지만 2기는 미세먼지, 도시 재생 등에서 실기했다"고 날을 세웠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 11일 가장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후 정책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첫 작품으로 내놓은, 철도 및 유휴부지를 활용한 공공주택 보급 방안을 시작으로 항공 마일리지를 대중교통비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공공 와이파이(Wi-Fi) 정책 등을 그는 잇달아 발표했다. 박 시장에 대해 "무난하지만 새로움이 없다"는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1987년 6월 당시 전대협 부의장으로 민주화 운동을 이끈 그는 이른바 '86 세대'의 대표 주자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영화 <1987>이 흥행에 성공한 것이 그의 서울시장 도전에 어떤 효과를 낼지도 주목된다. 그는 출마 선언문에서 "1987년, 그리고 2017년 대한민국 역사를 바꾼 광화문에서 '서울을 바꾸라'는 명령을 받들기 위해 서울시장에 출마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5월초 전후로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의 본선 맞상대는? 한국·바른미래 '인재난' 속 고심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 지역 기초단체장, 기초의회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요소다. 일반적으로 정치권에서는 서울 지역 기초단체장, 기초의회 선거에까지 이른바 '줄투표 현상'이 나타날 것을 '상식'으로 전제하고 서울시장 선거 전략을 짠다. 서울시장 후보가 없다는 것은 서울시내 기초단체장 및 의회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야당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지지율 정체 속 인물난으로 고심하고 있다. 한국당은 '히든 카드'로 내세웠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마저 18일 불출마 입장을 공식화했다. 공교롭게도 박영선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한 날이다.
당초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에는 홍정욱 전 의원, 오세훈 전 시장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이들이 잇달아 고사 입장을 내놓은 데 이어 홍준표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이 전 처장까지 돌연 출마 입장을 번복했다. 다만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처장을 포함) 복수 후보를 접촉하고 있었다"며 "또다른 분이 가시화된다면 알리겠다"고 남은 '카드'가 아주 없지는 않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나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은 박근혜 정부 당시 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내거나(황교안) 탄핵 직전 박 전 대통령에 의해 국무총리에 지명됐던 터라(김병준) 지방선거가 '탄핵' 구도로 짜이는 것을 염려하는 한국당 지도부에는 부담이다.
외부 영입이 난항을 겪으면서 나경원·김용태 의원 등 서울이 지역구인 당 소속 현역의원 차출론도 한편에서는 나온다.
바른미래당도 외부 인사 영입과 관련해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7일 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된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여부가 관심거리다. 안 전 대표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인재 영입 결과를 만들어 보여드리는 게 당 전체를 봐서 가장 중요한 일로, 당분간 이에 집중하겠다"면서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안 전 대표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출마해도 3등'이라고 자신을 공격한 데 대해 "제가 출마할까봐 무섭다는 표현으로 들린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는 안 전 대표 외에는 유승민 공동대표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유 대표는 여러 차례 출마 뜻이 없음을 밝힌 상태다.
다만 한국당이든 바른미래당이든, 외부 인재 영입에서 신통한 결과가 없다고 해서 서울시장 선거를 포기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서울시장 선거에 쏠리는 관심을 생각할 때,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당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특히 바른미래당은 당선자 배출에는 실패한다고 해도, 서울 등 수도권 선거에서 한국당을 3위로 끌어내린다면 소기의 정치적 성과를 달성했다고 자평할 근거를 만들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묵시적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양당 지도부는 현 시점까지 일축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묵시적 연대'론이란, 두 야당이 서울시장은 안 전 대표 등 바른미래당 인사로, 경기지사는 한국당 소속 남경필 현 지사로 사실상의 선거연대를 이루리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비겁한 선거연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고, 바른미래당에서도 "중앙당이든 지역이든 (연대는) 있을 수 없는 일"(유승민), "유권자들이 자격이 되는 후보에게 표를 모아줄 것"(안철수) 등 호언장담이 나왔다.
민주평화당이나 정의당은 뚜렷한 주자가 없는 가운데 당내 인사에 대한 출마설만 돌고 있다. 평화당은 정호준 서울시당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고, 정의당에서는 노회찬·심상정 의원은 불출마 쪽으로 굳어진 가운데 서울시당의 김종민 위원장과 정호진 전 위원장, 강상구 교육연수원장 등이 주자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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