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됐다 무죄 선고를 받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과거 의원실에 '척당불기(倜儻不羈, 기개가 있고 뜻이 커서 얽매이거나 굽히지 않는다는 의미) 액자를 걸어 놓았던 사실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으로부터 불법 자금 1억 원이 건네졌던 곳이 '척당불기' 액자가 걸려 있던 홍 대표의 과거 의원실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홍 대표는 재판 과정에서 "'척당불기'는 의원실에 걸려 있던 적이 없다"고 반박해 왔었다. 그런데 '척당불기' 액자가 걸려 있는 '홍준표 의원실' 내부 모습이 과거 MBC 화면에 버젓이 등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준표 대표님께 정계은퇴를 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1억 뇌물 혐의 재판의 유죄 핵심 증언의 신빙성을 놓고 벌인 다툼에서 홍준표 대표님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볼 유력한 증거가 발견되었다"라고 지적하며 "이제 일사부재리 원칙상 홍 대표님은 이 사건으로 다시 처벌받지는 않을 것이다. 판결 선고후 환하게 펴진 대표님의 얼굴을 보고, 저는 동시에 얼굴이 찌푸려졌다. 국민들도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척당불기, '뜻이 있고 기개가 있어 남에게 얽매이거나 굽히지 않는다.' (홍준표) 대표님은 이제 남으로부터 얽매이고 굽히지 않을 뿐 아니라 급기야 법과 국민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지셨다. 홀가분해 진 대표님은 법과 국민을 비웃는 마음으로 즐거우시겠지만 이 나라의 주인과 민주헌정 질서는 피눈물을 흘린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돈을 받고 안받고를 떠나 제 1야당 대표가 신성한 법정에서 재판의 핵심 증언을 탄핵하려고 거짓말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만으로도 대표님은 국민을 대표하고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지키는 공인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홍준표 대표님, 이제 그만 대표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라. 좋은 세상 만드는 검사가 되려는 꿈으로 법서를 펼쳐 들던 그 초심으로 돌아가 야당이 살고, 정치가 살고, 나라와 국민이 사는 길을 열기 바란다. 그것이 대표님께서 인간으로서 품격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마지막 길이기도 하다"고 했다.
홍 대표는 '척당불기' 액자와 관련된 MBC 기자들의 질문에 "MBC가 참 이상해졌네"라고 답하는 등 해명을 피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