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의혹' 역풍 맞은 김재섭 "여성 관계 얘기한 적 없어" 발뺌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이라는 이유로 공무수행 본질 왜곡…성차별적 의식에 분노"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외유성 출장 의혹을 제기하며, 여성 공무원의 동행을 문제 삼은 데 대해 "낡은 성차별적 인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 의원은 정 후보와 해당 공무원이 사적 관계가 있는 것처럼 주장을 펼쳤는데, 자극적인 언어로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에 편승했다는 지적이다.

초선의 김 의원은 30대 청년 정치인으로 그동안 국민의힘 안에서 '소장파'를 자처해 왔다. 그런 김 의원의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두고 정치권 안팎으로 비판이 커지자, 김 의원은 1일 한 발 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공식적 업무를 수행한 공무원은 '사적 관계가 있는 여성'으로, 출장지는 '휴양지'로 의도적으로 왜곡해 프레임을 형성했다"며 "실무를 담당했던 공무원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생활 의혹의 대상으로 삼아 정쟁의 도구로 활용했다. 명백히 성차별이며 매우 부적절한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무수행의 본질을 왜곡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공무수행에 따른 역할과 전문성을 의심받게 만드는 행위"라며 "여성을 동료 공무원이 아닌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성차별적 의식을 가진 인물이 국회의원이라는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자극적인 언어로 여성 공무원을 공격하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청년 정치의 모습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 후보의 성동구청장 재임 시절 "중대한 의혹"이라며 "정 후보는 2023년 한 여성 공무원과 멕시코 칸쿤으로 해외 출장을 갔다", "그 공무 출장 서류에는 여직원이 '남성'으로 둔갑돼 있었다", "해외 출장 이후 해당 여직원은 성동구청에서 더 높은 급수의 직위로 다시 채용됐다", "한 여직원을 콕 집어 대표적인 휴양지에 동행시킨 이유가 무엇이냐"는 등의 주장을 폈다.

김 의원은 명확한 설명 대신 '여직원', '휴양지', '서류 조작' 등 표현을 부각해 사용했다.

당시 국제 행사 초청에 따른 공무상 출장에 여성가족부 장관을 포함한 11명이 동행했고, 동행 여성 직원의 성별을 서류상에 '남성'으로 오기한 건 구청 측의 단순 실수라는 정 후보 측의 해명에도 김 의원은 의혹 제기를 이어갔다.

이에 더해 국민의힘은 이날 "여직원 성별 은폐 밀실 출장"이라고 의혹을 단정하는 공식 논평까지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 명의로 발표했다.

역풍이 거세지자 김 의원은 비판을 의식한 듯 "제 기자회견을 잘 보면 단둘이 간 걸로 문제 삼지 않는다"고 발을 뺐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오히려 민주당 쪽에서 여성과의 관계를 얘기했다"고 화살을 돌리며 "저는 여성과의 관계를 얘기한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그는 "거기에 대해서는 알 수도 없고 관심도 없고 중요한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의혹을 뒷받침할 후속 증거가 없다는 취지의 진행자의 물음에 김 의원은 "누가 아웃되는지 시간을 지나서 보면 알 거다. 누가 똥볼을 찼는지, 추가적으로 제가 잘 준비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김 의원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정 후보 캠프는 김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전날 경찰에 고발했다.

정원오 후보는 이날 MBC '뉴스투데이'와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둘이 간 걸로 둔갑시킨 건 명백한 허위 사실이다.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백배사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원 파격 승진' 주장에 대해서는 "인사위원회 절차를 밟아 공정하게 외부 심사 위원까지 포함해 진행된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정식 공개 채용에 따라 "출장 2년 6개월 뒤" 이뤄진 인사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연합뉴스
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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