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박근혜, 아버지 공조차 깎아…결단 후회 안해"

친박계 겨냥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 슬금슬금. 비겁하다" 맹비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 처리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박 전 대통령 부녀 및 친박계에 대해 연일 강하게 날을 세웠다. 박정희·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과 선을 그음으로써 '보수 통합' 주도권을 발휘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됐다.

홍 대표는 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결기와 강단, 조국에 대한 무한 헌신은 존경했지만 그 방법이 독재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려웠던 혼돈의 시대였다"고 했다.

홍 대표는 이어 "1993년 문민정부가 탄생되고 대한민국의 민주화 시대가 활짝 열렸지만, 우리는 민주주의 비용을 너무 과다하게 치르는 자유의 과잉 시대를 맞아 눈만 뜨면 갈등으로 시작해 갈등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갈등과 반목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주장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도 결국 갈등 조정에 실패한 비극적인 사건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아버지의 역사적인 공조차도 깎아내리게 하는 비극적인 대통령으로 끝났다는 사실에 더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최근에 또 한번 결단의 순간을 보냈다"고 박 전 대통령 출당 처리를 간접 언급하며 "항상 결단의 순간에는 단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왔고 그 결단에 후회를 해본 일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당을 재건해, 좌우의 양 날개가 대한민국을 건강한 선진강국으로 만드는 데 진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에는 친박계를 겨냥해 "바퀴벌레" 등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자신들의 문제가 걸리니 슬금슬금 기어나와 박 전 대통령을 빌미로 살아나보려고 몸부림치는 일부 극소수 '잔박'(殘朴)들을 보니 참으로 비겁하고 측은하다"며 "진정으로 차가운 감방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을 위한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구치소 앞에 가 석고대죄하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박근혜 치마자락 잡고 호가호위하던 일부 극소수 '잔박'들이 아직도 박근혜를 빌미로 자신들의 구명도생을 꾀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이 사람들을 동지로 생각하고 정치를 해온 박 전 대통령이 정말 안타깝다"며 "이제 추태 그만 부리고, 당과 나라를 이렇게 망쳤으면 사내답게 반성하고 조용히 떠나라"고 했다.

대선 당시 대선후보 선출 수락 연설에서 "이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용서할 때"(3.31)라고 말하고, 서청원·최경환 의원에게 내려진 당원권 정지 징계를 풀어준 장본인이 홍 대표였다. 그런 그가 지난 3일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밀어붙인 데 이어 친박계에 대해 맹비난을 쏟아내는 것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박 청산'을 발판 삼아 바른정당과의 보수 통합 흐름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친박을 다시 '바퀴벌레'라고 비난한다. 지난 대선 때는 친박 표 구걸하기 위해 '바퀴벌레' 똥 치워주던(친박 징계 해제) 분이 말이다"라며 "바퀴벌레 소동의 진정한 목적은 친박 청산이 아니라 바른정당 탈당파 늘리기다. 빼갈 사람 다 빼가면 '바퀴 청소' 소동은 바로 없었던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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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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